제주행 9900원…돈 줄 마른 LCC, 출혈경쟁 격화

입력 2021-06-11 18:47   수정 2021-06-12 01:41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간 국내선 ‘출혈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금 확보가 급한 LCC들은 1만원(편도 기준)에도 못 미치는 초특가 항공권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 김포~제주 노선 예약률은 평균 95%에 달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7~8월은 시간 여유가 있어 현재 기준 예약률은 낮은 수준”이라면서도 “이달 말부터는 예약률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제선 수요는 당분간 회복되기 어렵다. 올여름 휴가철 제주 노선을 중심으로 한 ‘국내선 특수’ 잡기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지난달 제주공항 이용객은 122만4412명으로, 전년 동기(82만4295명) 대비 48.5% 늘었다.

항공사들도 제주 노선을 잇달아 증편하고 있다. 통상 LCC들의 국내선 손익분기점은 평균 탑승률 70%가량이다. 노선 증편에도 제주행 평균 탑승률은 90%가 넘는다. 문제는 LCC업계의 출혈경쟁으로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국내 최대 LCC인 제주항공은 회원을 대상으로 이달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운항하는 국내선 항공권을 편도 기준 9900원에 판매했다. 에어부산도 최근 모든 국내선 노선을 1만1100원부터 판매하는 항공권 특가 행사에 나섰다. LCC업계 관계자는 “현금 확보가 급해 어쩔 수 없이 초특가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을 거점공항으로 둔 신생 LCC인 에어프레미아의 김포~제주 노선 취항이 출혈경쟁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에어프레미아는 김포~제주 노선 취항을 위해 국토교통부와 논의 중이다. 국토부가 허가하면 다음달 첫 취항에 나설 예정이다. 기존 LCC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국토부는 2019년 사업면허를 내주면서 거점공항을 최소 3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내걸었다. 플라이강원은 양양공항, 에어로케이는 청주공항, 에어프레미아는 국제선 중심인 인천공항을 거점항공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에어프레미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국제선 취항이 어려워지자 첫 출항을 김포~제주 노선으로 우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 LCC 관계자는 “에어프레미아가 도입한 보잉 B787-9 기종은 다른 LCC들의 두 배가 넘는 300여 명을 태울 수 있다”며 “취항이 이뤄지면 국내선 출혈경쟁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신규 LCC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라도 코로나19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행업계에서 나온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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