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앞에 뭉친 美·EU '항공기 보조금 전쟁' 끝내나

입력 2021-06-15 17:32   수정 2021-06-16 01:03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항공기 보조금 문제를 두고 17년간 벌여온 무역분쟁을 끝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미국 보잉과 유럽 측 에어버스의 항공기 보조금 문제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EU 정상들이 회담을 하는 15일 최종 합의에 이를 전망이다. FT는 “막바지 장애물이 없다면 에어버스 컨소시엄 국가인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이 합의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보잉과 에어버스 보조금 분쟁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은 프랑스·독일·스페인·영국 정부가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줬다고 주장하며 1992년 EU와 체결한 항공기 보조금 제한 합의를 파기했다. 이후 EU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이에 EU는 미국이 보잉에 불공정한 연구개발(R&D) 지원과 보조금 성격의 세제 혜택을 줬다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양측의 싸움은 관세 전쟁으로 옮아갔다. 미국은 2019년 에어버스 항공기와 EU산 와인, 위스키 등 75억달러(약 8조4000억원) 규모의 제품에 10~25% 관세를 매겼다. EU가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기 때문에 미국이 관세를 부과할 권리가 있다는 WTO 판정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이에 대응해 EU도 지난해 10월 보잉 항공기 등 미국산 제품 40억달러어치에 보복관세를 매기는 등 양측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EU의 맞대응 역시 미국이 보잉에 불법 보조금을 줬다는 WTO 판정을 근거로 한 것이었다.

미국과 EU는 올해 3월 상대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를 4개월간 미루기로 합의했다. 양측이 보복관세 유예가 끝나는 다음달 11일 전에 무역분쟁을 마무리지으려는 이유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미국과 EU 간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양측은 보복관세 유예를 수년간 연장하면서 ‘현 상태 유지’를 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이 최근 화해 제스처를 보이는 것은 보조금을 무기로 항공산업을 키우고 있는 중국에 공동 대응하려는 움직임이란 분석도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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