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해진 ESG 잣대…한전 발전자회사·철강사도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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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6-18 17:35   수정 2021-06-19 00:51

엄격해진 ESG 잣대…한전 발전자회사·철강사도 '곤혹'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에 따른 ‘탈석탄’ 기조의 후폭풍이 마침내 석탄발전회사를 덮쳤다. 채권시장에 역대급 자금이 몰려들고 있지만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수요 모집에는 단 한푼의 자금도 들어오지 않았다. 삼척블루파워의 신용등급이 ‘AA급’으로 우량한 데다 상대적으로 높은 발행 금리를 내건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투자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석탄 관련 기업이 자금 조달 시장에서 소외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각에선 ESG가 기업들의 경영 성과를 높이는 인센티브가 아니라 또 다른 시장 규제 요인으로 변질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삼척블루파워 이외에 강릉에코파워, 고성그린파워, GS동해전력 등 다른 민간 석탄발전사도 중장기적인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공단, 공무원연금공단, 교직원공제회, 지방행정공제회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가 투자 기준 1순위로 ESG 경영 성과를 내세우면서 석탄발전사들과의 ‘절연’을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회사채 시장의 ‘큰손’인 보험사와 자산운용사 등도 잇따라 발을 빼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달 들어 앞다퉈 민간 석탄발전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신용도 강등이 예정된 만큼 향후 리파이낸싱(재대출)과 회사채 만기 연장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 신용평가사도 앞으로 신용등급 결정 과정에서 ESG 요인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아무리 사업·재무구조가 우수해도 ESG 경영 성과가 좋지 않으면 높은 신용등급을 받기 어려워진다는 말이다.

IB업계는 민간 석탄발전사는 물론 신용등급이 AAA로 최우량인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까지 영향권에 놓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 발전 자회사의 회사채 금리는 과거 신용등급이 같은 한국수력원자력과 비슷하게 움직였지만 탈석탄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금리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석탄을 활용하는 포스코 등 철강 업체와 석유화학 업체들 역시 자금 조달 시장에서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미매각 물량은 주관사와 인수단이 떠안게 됐다”며 “앞으로 증권사들이 ESG 기조와 거리가 있는 기업의 회사채 발행 주관을 꺼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김은정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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