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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벼락 맞은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시장엔 '차이나 포비아'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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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7-16 10:22   수정 2021-07-16 10:27

날벼락 맞은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시장엔 '차이나 포비아' [이슈+]


증권시장에서 중국기업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 기업들은 허위공시, 회계부정 등으로 시장에서 퇴출되기도 하는데다 중국 당국의 규제로 투자자들이 하루 아침에 손실을 입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차이나 포비아'(중국 공포증)까지 생겨났다. 최근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 공유 서비스 디디추싱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자마 중국 당국으로부터 강도높은 규제 철퇴를 맞았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차이나 포비아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홍콩 증시를 통해 중국 본토시장에 직접 투자가 가능한 '후강통' 시대가 열릴 때와 비교하면 신뢰가 급격히 떨어졌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디디추싱은 장 초반 급등세와 달리 마감 땐 1.00% 오르는 데 그쳤다.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를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달성하지 못했다.
디디추싱에 무슨 일이?…애꿎은 투자자들만 피해
디디추싱은 상장 다음날인 지난 1일 15.98% 오르며 종가 기준 16.40달러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결국 공모가인 14달러 큰 폭으로 밑돌았다. 지난 6일에는 중국 당국이 모바일 앱 삭제를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19.58% 빠지기도 했다. 현재는 12.46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중국 당국이 디디추싱에 미국증시에서의 기업공개(IPO) 연기를 제안했으나 디디추싱이 상장을 강행하면서 강력한 제재가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이른바 '디디추싱 때리기'가 시작됐다.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이 미국증시에 상장한지 불과 사흘 만에 국가 안보 조사에 돌입하고 디디추싱의 신규 회원 모집을 금지했다. 주요 앱 장터에서도 디디추싱 앱을 모두 내리도록 조치했다. 지난 10일 회원 100만명 이상의 자국 인터넷 기업이 미국 등 해외증시에 상장하려면 반드시 국가안보 위해 요인이 없는지 사전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새 규제를 발표했다.

문제는 애꿎은 공모주 투자자들만 손실을 입고 있다는 점이다. 디디추싱의 당초 계획보다 공모 주식 숫자를 늘려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디디추싱은 공식적인 공모 주식 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2억8800만주를 공모해 약 40억 달러(약 4조5600억원)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공모금액으로는 2014년 알리바바 이후 미 증시에 상장하는 중국 기업으로는 두 번째로 대형이다.
미·중 간의 분쟁으로 번지나?…중국기업들 '눈치'
외국계 증권사들은 디디추싱 상장 이후 중국 당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점을 지적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국 기업들의 미 증시 상장이 연기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의 기술 기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 것에 대해 놀랐다"면서 "중국 정부의 조치로 당분간 중국 기업이 미 증시에 상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디디추싱의 NYSE 상장에 관여한 주관사 중 하나다.

솔로몬 CEO는 "글로벌 자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성장하려던 중국 기업에 차질이 빚어졌다"며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상장 활동에 대해 더 많은 통제권을 행사하려 한다는 것은 틀림없어 보이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디디추싱 사태가 향후 미국과 중국 간의 정보기술(IT) 둘러싼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에서 자율주행을 둘러싼 규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엄격해질 것이라고 분석을 내놨다.

애덤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자율주행을 둘러싼 규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엄격해질 것"이며 "앞으로 수년 사이 해외 자동차 제조사에 점점 더 큰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당국이 데이터 보호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면서 해외기업이 자율주행에 필요한 데이터를 어떻게 저장하는지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곳곳에서 '차이나 포비아' 몸살
그동안 중국 상장사는 회계부정이나 허위공시 등으로 잡음을 일으키며 투자자 신뢰를 져버리곤 했다. 국내에선 고섬 사태가 대표적으로 꼽히며, 미국에선 한때 미국 커피체인 스타벅스에 도전장을 내밀던 중국 '루이싱커피'가 있다.



고섬사태는 우리 증시에서 차이나 공포증을 만든 사건이다. 중국 섬유업체 고섬은 2011년 1월 유가증권시장에 데뷔한 1세대 중국계 상장사다. 고섬은 유가증권시장 입성 후 1000억원대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 상장 3개월 만에 거래가 정지됐고 결국 2013년 10월 상장폐지됐다. 증시 퇴출로 투자자들이 입은 피해 금액만 약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루이싱커피는 2017년 창업 후 급성장해 2019년 5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하지만 작년 4월 매출 규모를 부풀린 회계 부정이 드러난 뒤 같은해 6월 나스닥에서 퇴출됐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한때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 받던 중국기업이 분식회계 등의 불미스러운 일로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상황"이라며 "이번 디디추싱 사태는 기업 내부의 문제 뿐만 아니라 중국 당국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과거 우리 증시에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사태가 중국 리스크를 부각시키도 했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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