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뉴 IB 실험'…RM 인력 줄이고도 대형 딜 성과

입력 2021-12-01 17:48   수정 2021-12-02 02:08

미래에셋증권 투자은행(IB) 분야의 ‘비대칭’ 성적표가 증권가에서 화제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선 좋은 성적을 내면서도 채권발행 시장(DCM) 성적은 덩치에 맞지 않게 계속 뒷걸음질하고 있어서다.

1일 한국경제신문 마켓인사이트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IPO 대표주관 점유율은 지난 1~3분기 26.8%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반면 DCM 분야에선 3.9%의 점유율로 9위에 그쳤다. 2019년 4위에서 해마다 떨어지며 키움증권 교보증권 한양증권 등보다 뒤로 밀렸다.

IB업계에선 IPO와 DCM 대표주관 성적의 ‘비대칭’ 성적표를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통상 DCM 분야 성적표는 대기업 지금 집행 담당자와 접촉하는 역량과 비례하는데, 이 성적표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IB 분야 임원은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수년간 RM(Relationship Manager)으로 불리는 ‘커버리지 인력’을 축소·통합할 때마다 대기업과의 스킨십 감소로 ‘빅딜’ 수임에 불리할 것이란 얘기가 있었다”며 “하지만 이런 전망은 지금 보면 크게 빗나갔다”고 전했다. 미래에셋은 올해 IPO 시장에서 크래프톤을 비롯해 SK아이이테크놀로지, 현대중공업 등 조(兆) 단위 회사 공모에서 대표주관사 자리를 꿰찼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사진)이 대기업과 지분 스와프(맞교환), 공동 투자 등 새로운 IB 영업 전략을 개척한 것이 이런 성적표를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지난 3월 롯데그룹(롯데카드)과 데이터 융합 비즈니스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은 데 이어 이달 현대중공업그룹과 공동 펀드를 결성한다. 지난달 하이브 전환사채(CB) 발행 주관 당시 1500억원, 일진머티리얼즈 CB 발행 때 300억원을 직접 투자하기도 했다. 2017년엔 네이버와 자사주를 교환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른 증권사의 한 IB 총괄 임원은 “박 회장은 ‘돈이 안 되는’ 회사채 시장보다 주식과 대체투자를 선호하는 인물”이라며 “DCM 순위를 희생해서라도 ‘짭짤한’ 주식 관련 빅딜을 맡을 방법이 많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고객사 중 일부는 평소 회사채를 인수해주던 경쟁사보다 IPO 등의 업무에서 미래에셋이 제공하는 별도의 금융 서비스 제안에 매력을 느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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