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매년 12월 강세를 보이는 일이 많았다. 지난 10년간 세 차례(2013·2015·2018년)를 제외하고 일곱 번 모두 12월 한 달간 주가가 올랐다. 2019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10.93%, 19.48% 오르며 연말 랠리를 이끌었다. 지난해엔 삼성전자 특별배당에 대한 기대가 더해지면서 상승폭이 커졌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내내 갇혀 있던 박스권을 돌파해 다시 전고점을 회복하려면 삼성전자가 올라야 하는 구조다. 지표상으론 긍정적이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율은 지난해 말 55%에서 최근 51%까지 내려왔다. 지난 3년간 꾸준히 55~56%대 보유율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이 삼성전자 비중 확대에 부담을 느낄 상황은 아니다. 보유율 50%는 역사상 저항선이다. 외국인이 보유율을 5% 끌어올리려면 20조원 이상을 순매수해야 한다.
외국인 순매수 효과를 상쇄할 만한 개인의 매도 압력도 크지 않다. 올해 개인투자자의 삼성전자 평균 매수가는 8만700원이다. 평균 수익률은 지금도 마이너스다. 삼성전자 주가가 올라도 개인들이 매도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삼성전자의 소액주주(지분 1% 미만)가 보유한 주식 수는 올 들어 1억 주 이상 늘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3년 매출이 300조원을 넘어서면서 2012년 200조원 돌파 이후 11년 만에 레벨업하게 될 것”이라며 “2023년 기준 비메모리 반도체 매출도 34조원가량으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의 외국인 순매수세가 그동안 축적된 공매도에 따른 연말 ‘쇼트커버링’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쇼트커버링은 공매도한 주식을 되갚고자 다시 사는 것을 말한다. 김경훈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공매도가 강했던 종목을 중심으로 순매수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봤을 때 쇼트커버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조3000억원어치 이상 순매수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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