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WSJ 인터뷰서 "두렵다" 털어놓은 이유

입력 2021-12-06 10:43   수정 2021-12-06 15:28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현 상황에서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이 없다고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배터리 사업 투자 금액과 관련해 "규모가 어마어마해 가끔은 이 수치들이 두려울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최 회장은 5일(현지시간) 보도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묻는 질문에 "반도체 제조 시설(fab)을 짓는 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도전"이라며 "아직 계획이 없지만 이를 위한 '전제조건'(precondition study)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선 '거대한 시장'이라고 평한 뒤 "문제는 인력과 비용"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많지만 생산을 위한 기술 엔지니어는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SK온이 앞서 포드와 미국 내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기로 업무협약을 체결한 가운데 인터뷰에선 최 회장의 '고심'도 엿보였다.

그는 조지아주에서 생산한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계약한 미국 포드자동차와의 파트너십과 관련해 "양사가 오랜 시간 함께 비즈니스를 해 어느 정도 신뢰가 형성됐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실제로 시장이 투자에 대한 보상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지만 상황이 '붐'(boom)을 일으켰고 모든 사람이 전기차를 갖고 싶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거의 20년 동안 배터리 사업을 해오며 여기에 많은 자금과 연구개발(R&D) 노력을 투자해왔다"면서 "여전히 자금을 잃고 있는 과정이다. 자본지출(CAPEX) 규모가 어마어마해 가끔은 이 수치들이 두려울 때도 있다"고도 했다.

이어 "그래서 기존 장비업체와 합작투자를 해야 한다. 실제로 약간의 설비투자 지출을 줄이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부연했다.

SK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배터리 생산에 약 150억달러(17조80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간 반도체·그린 기술·바이오 제약에 대한 자본 지출은 400억달러(47조3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WSJ은 보도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이 중시하는 '사회적 가치'에 대해 "세금을 얼마나 내고, 임금을 얼마나 제공하는지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목표와 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측정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아직 표준으로 삼을 만한 기준이 없어 직접 사회적 가치 체계를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경영 방침에 대해 WSJ은 SK가 LG·삼성 등 가족 경영 대기업을 지칭하는 '재벌'이라는 뿌리에서 부분적으로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다만 SK가 여전히 가족 경영을 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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