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엔진 켜고 날아올라라! 대한민국

입력 2021-12-31 15:38   수정 2021-12-31 15:39


경제 전망의 암흑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각국 정부와 민간 싱크탱크의 경제 전망은 계속 빗나가고 있다. 한국 경제만 하더라도 2019년 말 정부는 2020년 2.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1.1%의 역성장이었다. 지난해는 거꾸로 3.2%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뛰어넘어 4.0%까지 뛰어올랐다. 오미크론과 같은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공급망 혼란 등 생소한 현상이 뉴스창을 뒤엎을 때마다 공들여 쓴 경제 전망 보고서는 쓰레기통으로 향한다.

올해도 코로나19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각종 전망치는 빗나갈 가능성이 높다. 2022년 세계 경제 성장률과 관련해 국제통화기금(IMF)은 4.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4.5%의 전망치를 제시했다. 다만 이 같은 전망을 내놓은 근거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유행 만 2년이 지나며 경제와 관련한 각종 기회 요인, 위험 요인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회 요인은 지난해 강력한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작년 11월 확정된 1조20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예산을 올해 집행하고, 유럽연합(EU)도 2026년까지 8000억유로의 경제회복 기금을 푼다.

최근 감염자가 급격히 늘었지만 코로나19의 치명률은 변이를 거듭할수록 떨어지고 있다. 반면 세계 백신 접종률은 50%에 육박하고 있고, 각종 치료제 역시 조만간 선진국을 중심으로 널리 처방될 전망이다. 작년 이상의 보복 소비가 나타날 수 있으며,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연내 해외여행 재개 가능성도 있다.

위험 요인도 적지 않다. 지난해 세계 경제에 몰아닥쳤던 공급망 혼란과 인플레이션이 올해도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세계 각국이 적극적인 탄소 중립 정책을 추진하면서 에너지 생산 가격 상승에 따라 물가도 오르는 그린플레이션이 본격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에 들어갈 예정이다.

풀린 돈의 힘으로 치솟았던 자산 가격이 떨어지고 부채 위기가 곳곳에서 터질 수 있다. 지난달 사실상의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헝다 등 중국 부동산 기업, 통화 가치가 폭락하며 국가 경제의 불안전성이 높아진 터키 등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당분간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부정적인 변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021년을 상징하는 단어 중 하나로 ‘일시적(transitory)’을 꼽았다. 지난해 부상했던 여러 위험 요인의 파급력이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해당 단어를 유행시켰던 미국 중앙은행(Fed)은 물가 상승과 관련해 일시적이라는 표현을 철회했다.

결국 더 이상 일시적이지 않게 된 요인이 올해부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열거한 기회 요인과 위험 요인 중 어떤 것의 영향력이 더 크냐에 따라 세계 경제의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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