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경계론' 증권가 확산

입력 2022-01-19 17:17   수정 2022-01-20 03:04


핵심 자회사를 쪼개 상장시키는 물적분할에 대해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부정적 평가를 내놓기 시작했다. 물적분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던 증권업계의 기류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물적분할이 모회사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장효선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애플의 성장은 오롯이 애플 주주에게’라는 리서치 보고서를 지난 17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장 팀장은 모회사 주주의 가치를 감소시키는 물적분할이 가장 선진화된 자본시장으로 평가받는 미국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가총액 1위(3305조원) 애플이 대표적이다. 애플은 수많은 핵심 사업부를 두고 있지만 증시에는 애플 종목 한 개만 상장돼 있다. 장 팀장은 “애플이 PC, 휴대폰, 플랫폼, 반도체, 모빌리티 등 미래 패러다임 대부분을 아우르는 초국가적 기업으로 발전한 것도 대단하지만, 성장의 과실이 오롯이 애플 주주에게 귀속된다는 것이 더 놀랍다”고 평가했다. 그는 “애플의 성장 모멘텀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애플 주식을 보유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애플뿐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을 대표하는 빅테크 기업 대부분이 단일 상장사다. 구글은 2015년 지주사인 알파벳을 설립하면서 증시에 상장됐던 구글 주식을 전부 알파벳으로 대체했다. 단일 상장사로 있으면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지배구조도 안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장 팀장은 “모회사와 자회사, 기존 주주와 신규 주주, 기존 사업과 상장 사업 간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이 단일 상장사로 남을 수 있는 이유는 뭘까. 현금흐름이 넘쳐나기 때문에 외부 투자자와 과실을 공유할 필요가 없다는 게 장 팀장의 설명이다. 장 팀장은 “압도적인 펀더멘털에 확실한 지배구조, 주주 가치 극대화 전략까지, 불확실성 시대에 미국 빅테크를 대신할 대안이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하이투자증권, 유안타증권도 물적분할의 부작용을 다룬 보고서를 발표했다. 물적분할을 비판하는 증권사가 늘어나는 것은 증권업계의 기류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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