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노트북…'전자 왕국' 日 점령한 중국산

입력 2022-02-04 17:21   수정 2022-02-14 15:39

일본의 중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미국과 독일의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내각부가 4일 발표한 ‘세계 경제 조류’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일본의 전체 수입(금액 기준)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3.3%에 달했다. 미국은 18.1%, 독일은 8.5%였다.

수입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는 품목별 수입 집중도는 더 차이가 컸다. 수입 품목 5000개 가운데 중국산 점유율이 50%를 넘는 품목이 일본은 1133개로 전체의 23.0%에 달했다. 미국(590개)과 독일(250개)보다 2~5배 높았다.
日 수입의 46% 특정국 편중
특정 국가와 산업 의존도를 지수화한 허핀달-허시먼지수(HHI)에서도 일본의 수입시장이 편중돼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지수가 0.4 이상이면 특정 국가 의존도가 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은 2305개 품목의 허핀달지수가 0.4를 넘었다. 전체 수입 품목의 46%를 특정 국가에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다. 0.4 이상인 2305개 품목 가운데 915개의 수입 상대국이 중국이었다.

미국은 허핀달지수가 0.4를 넘는 품목이 1719개, 이 중 수입 상대국이 중국인 품목은 431개였다. 독일은 0.4 이상이 990개, 중국산은 128개에 불과했다.

4대 수입 상대국에 대한 의존도는 미국 일본 독일 순으로 높았다. 미국은 중국과 멕시코 캐나다 일본 등 4개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52%였다. 일본은 중국 미국 호주 한국 등 4개국 의존도가 45%로 나타났다. 독일은 4대 수입 상대국 의존도가 30%에 그쳤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입 의존도는 2009년 4.1%에서 2019년 4.3%로 소폭 높아졌다. 한국산 점유율이 50%를 넘는 품목은 160개로 미국산 283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세계 경제 조류 보고서는 내각부가 매년 주요국과 중국의 무역구조를 분석해 발간하는 경제백서다. 내각부는 “일본의 중국 수입 의존도가 미국과 독일보다 단연 높았다”며 “특정 국가에 의존하는 구조가 이어지면 공급망이 정체될 경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산 수입 막히면 日 소비 타격
일본이 중국에 의존하는 품목은 휴대폰과 노트북 LED(발광다이오드) 관련 제품부터 장난감까지 다양했다. 중국의 산업이 고도화하면서 제조업 원재료인 금속과 화학공업 제품보다 가전제품 등 최종 소비재의 의존도가 높아진 게 특징이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수입품은 원재료와 저부가가치 상품에 국한될 것이란 일반적인 인식과 다른 결과다.

노트북과 태블릿PC 의존도는 98.8%에 달했다. 휴대폰의 중국 의존도는 85.7%로 10년 전(69.1%)보다 16.6%포인트 뛰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의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 일본 제조업 생산활동보다 소비가 더 큰 영향을 받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내각부도 “공급 부족이나 물류 정체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원활하지 않으면 수입 상대국을 빠르게 바꾸기 어려운 일본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동집약형 제품의 수입 의존도는 떨어지는 추세다. 2009년 일본은 신발의 91.7%를 중국에서 수입했지만 2019년에는 이 비중이 66%로 낮아졌다. 중국의 인건비가 빠르게 오르면서 노동집약형 상품의 수입 상대국이 동남아시아로 바뀌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과 유럽은 반도체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등 경제 안전보장 관점에서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 내각도 경제 안전보장을 핵심 정책으로 내걸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달 의회에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공급망 재편을 핵심으로 하는 경제안전보장추진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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