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스마트폰 팔려면 재활용 해법 내놔야"

입력 2022-04-10 17:09   수정 2022-04-11 17:40

“어떻게 만드느냐보다 어떻게 버리느냐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미국 1위 정보기술(IT) 자산 처분 서비스(ITAD) 기업인 ERI의 존 슈게리안 대표(사진)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미국 내 23개 주에서는 기업이 일정 규모 이상의 제품을 생산할 때 친환경적인 폐기 방안을 구축하도록 강제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도 전자 폐기물의 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 없이는 미국에서 스마트폰을 팔기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ERI는 미국 최대 오프라인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의 폐기물 독점 수거 업체다. 매월 2600만㎏ 규모의 전자 폐기물을 처리한다.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은 22.8%다. 삼성전자 LG전자는 물론 델, HP, 파나소닉, 소니, 미쓰비시, 도시바 등 전 세계 IT 제조업체 중 75곳 이상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슈게리안 대표는 전자폐기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아직도 전 세계 전자폐기물 재활용률은 17%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83%가 우리의 잠재 시장이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 세계 ITAD 시장은 154억달러 규모다. 연평균 9.7% 성장해 2026년에는 24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폐기물 처리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인 ‘옵텍’과 파쇄 기술인 ‘슈레더’ 등을 ERI의 핵심 기술로 소개했다. 옵텍을 적용한 로봇이 수거된 IT 기기를 재사용(reuse)과 재활용(recycle)으로 분류하는 것이 첫 단계다. 이 중 재사용이 가능한 기기는 다시 포장해 중고로 판매한다. 재활용으로 분류된 IT 기기는 슈레더를 통해 파쇄된 뒤 알루미늄과 철, 플라스틱, 구리, 금, 은, 코발트 등으로 되돌린다. 현재 회사의 매출 비중은 재사용이 40%, 재활용이 60%다.

한국도 순환경제에 대한 인식 변화와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슈게리안 대표의 조언이다. 그는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소비자, 정부 등 순환경제에 속한 모든 구성원이 전자폐기물의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며 “한국 기업과 파트너십을 확대해 순환경제 실현을 최대한 앞당기는 데 힘을 더하고 싶다”고 말했다.

ERI는 LS니꼬동제련 등 국내 기업과 협업 중이다. LS니꼬동제련은 ERI가 수집한 전자회로기판(PCB)을 수입해 폐기한 후 금속 부산물을 뽑아내고 있다. 이 회사는 2009년 500만달러를 투자해 ERI 지분 10%를 확보했다.

장현주/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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