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7월 한·미 기준금리 역전…한은 '금리인상 시계' 빨라진다

입력 2022-05-05 17:47   수정 2022-05-06 01:33


미국 중앙은행(Fed)이 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에 나서고 추가 인상까지 예고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르면 7월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 자본 유출과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이창용 한은 총재가 최근 한·미 간 금리 차를 통화정책 운용의 기준으로 삼지 않겠다고 한 만큼 한은이 미국과 똑같은 속도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다.
한·미 금리, 이르면 7월 역전
이번 Fed의 금리 인상으로 한국(연 1.5%)과 미국(목표금리 상단 기준 연 1.0%)의 기준금리 차이는 기존 1.0%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좁혀졌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향후 몇 차례 회의에서 50bp(1bp=0.01%포인트) 추가 인상에 대한 광범위한 공감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Fed가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적어도 중립금리(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 금리) 수준인 연 2.5%까지 또는 그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Fed가 올해 남은 다섯 번의 통화정책회의(FOMC)에서 6월과 7월에도 연속으로 빅스텝을 밟은 뒤 이후 금리 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6월에 연 1.5%, 7월에 연 2.0%로 높아진다. 이어 남은 세 차례(9월, 11월,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차례로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하면 미국 기준금리는 올해 말 연 2.75%에 이르게 된다.


만약 한은이 올해 남은 다섯 번의 통화정책회의(5월, 7월, 8월, 10월, 11월)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인상(각각 0.25%포인트)하지 않으면 연내 어느 시점에선가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는 것이다. 또 한은이 5월과 7월 중 한 번만 금리를 동결해도 7월에는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다. 채권시장에선 한은이 지난 4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만큼 적어도 5월이나 7월 중 한 번은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환율이 관건 될 듯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달러 환율 및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한은에 대한 금리 인상 압박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되는 순간 자본이 빠져나가 원·달러 환율을 더욱 밀어올릴 것”이라며 “주식과 외환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신 교수는 “금리 역전을 막기 위해 오히려 한국도 선제적인 빅스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은이 미국과 똑같은 속도로 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다. 이창용 총재는 취임 전 인사청문회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한국과 미국 간 금리가 역전될 소지가 있다”며 한·미 간 금리 역전을 일정 기간 용인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한국과 미국 간 금리가 역전된 사례가 있었지만, 대규모 자본 유출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국내 펀더멘털이 양호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이 유럽, 남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아 일각에서 우려하는 자본 유출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도 이날 Fed의 빅스텝 후 연 ‘시장상황 점검 회의’에서 “FOMC 회의 결과가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Fed의 행보가 한은의 기존 예상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과거 한·미 금리 역전 시기와 지금은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즉 2000년 이후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았던 세 차례 시기를 보면 이창용 총재의 말대로 대규모 자본 유출은 없었다. 예컨대 2005년 8월~2007년 8월(금리 역전 기간 25개월)에는 오히려 1055억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하지만 당시엔 환율이 한때 900원대까지 내려갈 정도로 원화 가치가 강세였지만 지금은 환율이 1300원을 넘볼 만큼 원화 약세기라는 게 차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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