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세금 일자리 비중 높다"…정권 바뀌자 고용상황 실토한 기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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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5-11 17:12   수정 2022-05-19 15:29

"노인·세금 일자리 비중 높다"…정권 바뀌자 고용상황 실토한 기재부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86만 명 늘어나며 4월 기준으로 22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만든) 직접 일자리와 고령자 비중이 너무 높다”며 “재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비판적 평가를 내렸다. 3월에 비슷한 통계가 나왔을 때 ‘사상 최대폭 고용 증가’ 등 성과를 내세웠던 것과는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 것이다. 정부 예산을 투입해 만든 단발성 ‘세금 일자리’에 부정적인 윤석열 정부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07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86만5000명 늘었다. 4월 기준으로 2000년 104만9000명 증가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월별로 보면 올해 1월(113만5000명), 2월(103만7000명)보다는 작지만, 3월(83만1000명)보다는 취업자 증가폭이 더 커졌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1%로 전년 동월 대비 1.7%포인트 올라 4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실업자 수는 86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28만3000명 감소했다. 실업률은 3.0%로 1.0%포인트 떨어지며 통계 기준이 변경된 1999년 6월 이후 4월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표면적인 고용지표는 양호하지만 고령자 취업과 ‘세금 일자리’가 주로 늘면서 일자리의 질은 여전히 낮았다. 4월 취업자 증가의 절반에 가까운 42만4000명이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50대가 20만8000명 등으로 뒤를 이었고, 10대는 5000명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공공 일자리 비중이 높은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23만 명)과 공공행정(9만1000명)에서 취업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두 업종에서 늘어난 취업자만 32만1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증가의 37.0%를 차지했다. 정부가 세금을 투입한 직접 일자리가 늘고 의료·복지·돌봄 수요가 일시적으로 확대된 영향이다. 제조업이 13만2000명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도·소매(-1만1000명), 숙박·음식점(-2만7000명)에서 취업자가 줄었고 금융·보험(-5만4000명) 업종도 타격이 컸다.

기재부는 4월 고용동향에 대해 “고용의 양호한 흐름이 지속됐지만 직접일자리 등 공공부문 취업자 증가 영향도 상당하다”며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총량 지표가 좋아진 점보다는 일자리 질에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일자리 전망에 대해서도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한시적 보건 인력 수요 급증 등 최근의 일시적 증가 요인이 소멸하며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봉쇄 조치, 물가 상승 등 고용 하방 요인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재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만큼 민간의 고용 여력 제고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평가는 취업자 증가 폭이 오히려 작았던 3월(83만1000명 증가) 고용동향에 대해 기재부가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고 치켜세운 것과 정반대다. 당시 기재부는 22년 만에 1분기 기준 취업자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고 강조했고, 고령자·공공 일자리가 가장 많이 늘었는데도 “민간과 청년층 중심의 개선세가 지속됐다”고 호평했다.

평가 어조가 크게 바뀐 데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새 정부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이날 취임식에서 직원들에게 “경제의 아픈 부분까지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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