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IPEF '中견제' 노린 '美주도' 경제협력체…한국도 창립멤버

입력 2022-06-06 10:00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다녀간 이후 신문에서 ‘IPEF’라는 단어를 자주 볼 수 있다. IPEF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다자 경제협력체로 지난달 23일 공식 출범했다.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인도·태평양에 크게 투자하고 있고, 긴 여정에 전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화상으로 참석해 한국이 IPEF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FTA와 뭐가 다르고, 한국은 무엇을 얻나
IPEF는 공정하고 회복력 있는 무역, 반도체와 핵심 광물 등 공급망 안정, 인프라·청정에너지·탈탄소화, 조세·반부패 등 4개 분야의 협력이 목표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처음 구상을 밝혔으며 ‘창립 멤버’로 13개국이 참여했다. 미국과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에 더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인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이 이름을 올렸다.

일반적인 자유무역협정(FTA)은 무역 개방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IPEF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불거진 세계 공급망 위기와 디지털 경제, 첨단기술 분야 등에서 공조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등의 시장에서 동맹국 간 연대를 강화해 중국을 견제하는 효과를 노렸다.

IPEF 참가국의 국내총생산(GDP)을 모두 더하면 34조6000억달러로 세계 GDP의 40.9%다. 중국이 이끄는 세계 최대 규모 FTA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일본 등이 참여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뛰어넘는 거대 통상협력체로 평가받는 배경이다. 한국과 IPEF 참가국 간 교역 규모는 우리나라 전체 무역의 39.7%에 이른다.
아직 ‘선언적 협력체’…세부 내용은 채워가야
한국이 IPEF 참여를 통해 미국과의 경제안보 동맹을 강화하게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자칫 중국과의 관계가 삐걱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은 “세계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시도”라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사드 사태’ 악몽을 겪었던 한국 정부와 기업들로선 적지 않은 부담이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에 투자했거나 중국과의 교역 비중이 큰 기업들은 보복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IPEF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회원국들이 국회 비준 등의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관세 인하와 같은 실질적 혜택 없이 말 그대로 ‘프레임워크(틀)’에 불과해 실효성이 의문이라는 지적도 받는다. 핵심 의제만 정했을 뿐 구체적 내용은 가입국이 함께 채워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IPEF는 실제적이라기보다 상징적인 정책이며 마케팅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다만 “자유무역주의자인 바이든 대통령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경제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IPEF가 일종의 절충안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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