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사 웰크론, 방산기업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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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6-05 17:46   수정 2022-06-06 00:24

지난 3월 초 섬유전문기업 웰크론의 경남 김해 복합소재센터. 방탄조끼에 들어가는 방탄판 등을 제조해 방위사업청 등에 납품하는 이곳에 낯선 억양의 외국인 전화가 걸려왔다. 주한 우크라이나대사관 직원이었다. 그는 웰크론이 보유한 방탄판 재고를 급히 본국에 보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마련된 방탄판 5000명분은 20피트 컨테이너 8개에 나눠 실어 항공편으로 3월 말, 4월 초 두 차례에 걸쳐 긴급 수출했다. 김천수 웰크론 복합소재본부장(사진)은 “저격소총의 철갑탄에도 견디는 방탄판이 수많은 우크라이나 사람의 생명을 지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웰크론은 방탄판 제조 국내 1위(시장 점유율 70%) 기업이다. 웰크론의 방탄판은 강철보다 강한 특수섬유 초고분자량폴리에틸렌(UHMWPE) 원단을 적층해 만든다. 진공 가압기에서 열과 고압으로 성형한 뒤 특수 세라믹을 접착해 제작한다. 특수 세라믹이 총탄을 깨고 뒤이어 있는 UHMWPE 원단이 파편을 잡아내 방탄판 후면 변형을 막는다. 웰크론의 방탄판은 철갑탄에도 변형 및 관통이 없어야 받을 수 있는 레벨4 성능 인증을 미국 법무부 국가사법기구(NIJ) 등으로부터 획득했다.

섬유소재 개발 및 제조에 특화된 웰크론은 2011년 특수섬유를 적층한 방탄·방검복을 출시하며 관련 사업에 진출했다. 해양경찰청 경찰청 방위사업청 등에 주로 납품했다. 2018년 7월 방탄소재 및 제품 제조업체 스마트컴퍼지트를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2018년 이후 누적 약 25만 개의 방탄판을 제조 판매했다. 월 생산량은 2만 개 수준이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의 군·경찰 등과 납품 협상 중인 웰크론은 작년 말 한국 방위사업청과 287억원 규모 방탄판 계약을 체결하고 상반기 일부 물량을 공급했다. 최근에는 장갑차량, 선박함정용 방탄소재도 개발했다. 엔진그릴 방호키트 및 부가장갑 방탄판 등이다. 김 본부장은 “군용폭탄(TNT) 6㎏이 차량 하부에서 터져도 변형이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방탄제품 사업 매출은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작년 174억원 규모이던 웰크론 방탄제품 매출은 올해 250억원, 내년 300억원으로 예상된다. 웰크론 매출은 작년 1101억원이다. 김 본부장은 “세계 각국의 방탄 소재 수요는 매년 5.5%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며 “수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김해=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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