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vs TSMC '美반도체공장 인력확보 전쟁'…삼성전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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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6-08 12:53   수정 2022-06-08 13:00

인텔 vs TSMC '美반도체공장 인력확보 전쟁'…삼성전자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신(新) 공장을 짓는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가 인력 확보에 애를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미국 실업률이 낮아 근로자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인텔 신공장과 거리마저 가까워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만 본사에서 인력을 고용·육성해 애리조나로 보내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미국 내 반도체 업계의 근본적 인력난 해소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TSMC 미국 신공장 반도체 장비 반입 연기 가능성"
8일 일본 경제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TSMC는 2020년 미국 투자를 결정, 지난해 애리조나 신공장 착공에 들어가 2024년 가동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TSMC는 당초 해당 공장에 오는 9월부터 반도체 제조장비를 반입할 예정이었지만 그 시점을 내년 초로 연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TSMC 신공장 건설 일정이 차질을 빚는 1차 이유로는 현지 건설 근로자 확보 난항이 꼽힌다. 지난달 기준 미국의 실업률은 3.6%로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이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와 함께 지난달 9~17일 구직 환경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3명 중 2명꼴로 '새 직장을 찾기가 다소 또는 매우 쉬워졌다'고 답했다. 이는 1977년 관련 설문을 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구직에 대한 현지인들의 적극성이 떨어지는 데다 여름 평균 기온이 38도에 달하는 애리조나주에서 건설 근로자를 늘리는 건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 큰 문제는 반도체 장비를 들여와도 반도체 엔지니어와 기술자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 미국 기술 근로자들 사이에서 반도체 제조업은 실리콘밸리의 인기 정보기술(IT) 기업들에 비해 선호되는 직장은 아니다. 현지 반도체 업체들은 제조는 아시아에 외주를 맡겨온 기간이 워낙 길기 때문에 미국 내 반도체 엔지니어라는 직종 자체에 대한 설명과 인식 개선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인텔 신공장 거리 가까워 인력 확보 경쟁 가중
TSMC와 인텔 신공장의 물리적 거리가 가까운 점도 인력난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두 반도체 업체의 신공장이 들어서는 지역 간 거리는 약 80km에 불과하다. 닛케이는 애리조나주의 일자리 대비 노동인구가 미국에서 가장 부족한 지역 가운데 하나인 만큼 공장 투자가 본격화되면 양사 간 인력 확보 경쟁도 한층 더 불붙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텔은 이미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을 42년째 운영하고 있어 자체적으로 충분한 인력을 확보 중이다. '대만 기업'보다 '미국 기업'이라는 메리트가 현지 인력들에게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인텔은 오래전부터 지역 대학인 애리조나주립대(ASU)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공학도를 대거 양성했다.

물론 인텔도 그동안 애리조나주에서 우수한 반도체 전문 인력을 사실상 독점 확보하던 상황에서 TSMC가 경쟁상대로 나선 만큼 어느 정도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TSMC와 인텔이 애리조나주 반도체 공장 투자 과정에서 치열한 맞대결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이유들로 인해 TSMC는 수 년 안에 제대로 공장 가동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인력 고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임금과 직원 복지혜택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애리조나주에 노동 인구를 끌어모으거나 인텔에서 일부 인력을 빼내오는 방법 등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TSMC도 현지 대학과의 연계를 통해 인력을 수급하기 위한 방안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에 따르면 ASU 공학부 관계자는 TSMC 채용 담당자와 연구·인력 개발과 폭넓은 연수 프로그램 등에 대해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내 인력 확보 리스크가 불거지자 TSMC는 대만 본사에서 인력을 고용·육성해 미국으로 대규모 이민을 보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엄격한 이민 정책 등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선택으로 보인다.

장중머우 TSMC 창업자는 미국 내 인력 확보와 인건비 부담 등을 TSMC의 리스크로 거론했다.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장 창업자는 지난 4월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진행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미국의 반도체 현지 제조 등과 관련해 제조 비용이 비싸다고 지적했다.

장 창업자는 미국 내 반도체 제조 비용이 대만보다 50%가량 많다면서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는 낭비이자 헛수고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오리건주 TSMC 공장의 25년간 제조 경험이 이 같은 사실을 증명한다고도 했다. 아울러 오리건 공장에 여러 차례 관리자와 엔지니어 등의 교체를 통해 비용을 개선하려 했지만 크게 줄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과거 풍부했던 미국 제조업의 인재가 1970~1980년대 고임금의 금융 및 컨설팅 업계 등으로 옮겨가면서 반도체 제조업에 도전이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의 반도체 우위가 부가가치가 높은 설계 영역의 인재에 있다면서도 미국 반도체 산업이 발전하려면 제조 부문 인력의 심각한 부족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상황은?
삼성전자도 지난해 말 미국 텍사스주에 170억 달러를 들이는 파운드리 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TSMC와 인텔이 주도하는 미국 공장 투자 경쟁에 뛰어들었다. 다만 삼성전자는 애리조나주가 아닌 기존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던 텍사스주에 신규 투자를 결정하면서 TSMC와 인텔보다는 인력 수급 상황이 비교적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현재 3200여명의 임직원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 해당 인력 가운데 일부가 인접한 지역에 신설되는 테일러 반도체 공장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삼성전자는 특히 텍사스에서 장기간 반도체 공장을 운영해 왔기 때문에 현지 교육기관과 협력해 직접 인력 육성과 고용을 진행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인력 확보 문제는 특정 지역만의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삼성전자 역시 지금부터 인력 수급과 배치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텍사스주로 테슬라와 NXP 등 여러 대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늘리고 있는 데다 해당 지역의 집값 상승 등 영향으로 근로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인력 수급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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