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 일론 머스크, 조용히 잘 나가는 현대차(Sorry Elon Musk. Hyundai Is Quietly Dominating the EVRace)"
미 경제지 블룸버그는 25일(현지시간) 테슬라를 제외한 전기차 시장을 분석하면서 현대차·기아의 경쟁력을 이렇게 분석했다.
올 5월까지 테슬라를 제외한 모든 전기차 판매량을 분석하면 현대차(아이오닉5)와 기아(EV6) 판매량은 2만1467대로 1만5000여대가 팔린 2위 포드 머스탱 마하E를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린 차에 이름을 올렸다.
월 평균 수만대가 팔리는 테슬라에 비하면 아직 현대차의 시장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블룸버그를 비롯한 미국 시장조사업체는 현대차의 빠른 시장 침투력을 높게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일론 머스크가 현대차 수준의 차량을 제조·판매하는데 거의 10년이 걸렸다"며 "현대차그룹은 이 일을 몇 달만에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아이오닉5와 EV6는 지난해 말과 올해초 출시됐기 때문에 '몇 달'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현대차·기아 전기차는 미국 딜러들 사이에서도 재고가 없으며, EV6의 경우 미국 기준 현재 6개월 정도 기다려야 한다.
미국 현지 딜러와 전문가들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기차를 내놓은 현대차의 전략이 미국 시장에서 통한 것으로 분석했다.
GM 쉐보레의 볼트, 닛산의 리프 등 다른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는 중소형 차량에 집중되어 있고, 테슬라는 세단 중심이다. 현대차가 마땅한 전기차가 없던 SUV 시장을 시기적절하게 파고 들었다는 것이다.
기아 미국 법인에 따르면 현재까지 EV6 구매자 4명 중 약 3명은 이전에 다른 브랜드의 자동차를 운전했다고 한다. 그만큼 다른 브랜드 차량을 운전했던 오너들이 기아차로 넘어왔다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최근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현대차에 대해 "매우 잘하고 있다"며 호평한 바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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