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우리나라 해외·외국인직접투자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00~2021년 해외직접투자는 5301억달러(약 689조원·환율 1300원 기준), 외국인직접투자는 2195억달러(약 285조원)였다. 이 둘의 차이인 투자 순유출액은 3106억달러(약 403조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3조7163억달러, 영국은 9685억달러가 순유입됐다.
경제성장률을 고려해도 한국의 투자 유출 증가폭은 다른 나라보다 컸다. 이 기간 한국의 해외직접투자 증가율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의 11.6배였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6개국 수치를 모두 웃돌았다. 독일은 2.9배, 영국은 1.4배에 그쳤다. 한국의 GDP 증가율 대비 외국인직접투자 증가율은 2.4배로 영국(5.5배) 프랑스(3.7배) 미국(3.1배) 등 주요국보다 낮았다.
시기별로는 노무현 정부(2003~2007년) 때 61억달러가 순유입됐지만 이명박 정부(2008~2012년) 시기 418억달러 순유출로 돌아섰다. 박근혜 정부(2013~2016년) 때 634억달러로 커진 순유출 규모는 문재인 정부(2017~2021년) 땐 1571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경총은 한국의 투자 순유출 규모가 큰 원인으로 과도한 규제와 취약한 조세 경쟁력, 경직된 노동시장 등을 들었다. 강성 노조로 인한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 전문 연구기관인 파이터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노조의 잦은 파업으로 연간 실질 GDP는 10조원, 일자리는 17만 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협소한 내수시장으로 인해 국내 기업의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수밖에 없긴 하지만 열악한 국내 경영환경이 들어오는 외국인 투자마저 막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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