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연속 물가상승률 6%대…한은 추가 '빅스텝' 밟을까

입력 2022-08-02 10:31   수정 2022-08-02 10:32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로,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한국은행이 추가로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다. 환율 급등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올랐던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6.0%)에 이어 두 달 연속 6%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1998년 10월(7.2%),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이다.

공업제품과 개인 서비스가 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두 품목은 7월 물가상승률의 6.3% 중 4.96%포인트를 차지했다. 공업제품은 가공식품이 8.2%, 석유류가 35.1% 각각 오르면서 8.9% 상승했다. 석유류 중에선 경유(47.0%) 휘발유(25.5%) 등유(80.0%) 자동차용 LPG(21.4%)가 일제히 올랐으며, 가공식품 중에선 빵(12.6%)의 상승 폭이 컸다.

농·축·수산물의 물가도 급등했다. 농·축·수산물 상승률은 7.1%로, 지난해 12월(7.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채소류가 25.9% 급등했다. 배추(72.7%) 오이(73.0%) 상추(63.1%) 파(48.5%) 등이 장마 및 폭염으로 작황이 악화하면서,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한국은행이 추가로 빅스텝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한은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25%로 올리면서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했다. 고물가가 가속화 및 고착화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물가상승률이 두 달 연속 6%대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번 달에 추가로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국회 기재위 전체 회의에서 "물가와 성장 흐름이 현재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달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 인상)에 나서면서 한미 금리가 역전됐지만, 빅스텝의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본 것이다.

정부는 물가가 10월에 정점을 찍은 후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물가가) 이르면 9월 (정점을 찍는데) 이른 추석이 있다 보니 일정 부분 상승 압력이 있을 수 있다"면서 "3분기 말, 4분기 초에는 물가가 정점을 나타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통계청도 이날 "부총리 전망은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물가가 뛸 경우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 이 총재는 "예상한 기조대로 금리 인상을 점진적으로 할 수 있을지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아마도 유가 수준이 될 것 같다"며 "10월 이후에 유가가 크게 오른다면 예상 밖으로 물가가 더 올라가고, (통화) 정책 기조도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하반기 성장이 둔화할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경기 하방보다는 물가 위험이 더 크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 수준(4.5%)을 상당 폭 상회하고, 올해 경제성장률은 전망 수준(2.7%)을 소폭 하회할 것"이라며 "물가와 성장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커졌지만, 현시점에서는 물가 리스크(위험)가 더 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불안으로 2차 효과가 증폭되면서 고물가가 고착될 경우 경제 전반에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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