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메모리 반도체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최대 18%가량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업체의 하반기 실적에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초 트렌드포스는 3분기 소비자용 D램 가격은 2분기보다 8∼13% 떨어질 것으로 봤는데, 이 전망치를 더 낮춘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또 "공급 과잉이 완화될 때까지 소비자용 D램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며 "소비자용 D램 가격은 4분기에 3∼8% 더 낮아질 것이고 지속적인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당초 4분기 하락 전망치는 0∼5% 수준이었다.
소비자용 D램은 셋톱박스와 스마트 TV, 인공지능(AI) 스피커, 사물인터넷(IoT) 등에 주로 쓰인다. PC와 서버, 모바일, 그래픽 등에 쓰이는 D램의 가격 전망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또 올해 6월 전 세계 반도체 판매량은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6월 전 세계 반도체 집적회로(IC) 판매량이 전월 대비 감소했다. 6월은 신학기 수요에 맞춰 생산을 늘리는 가전·IT 기기 제조업체들 때문에 반도체 수요가 많은 달로 꼽힌다. 이를 고려하면 이 같은 판매 부진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6월 반도체 판매량 증가율이 가장 낮았던 것은 1985년의 1%였다.
수요는 줄고 재고는 쌓이면서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PC용 D램 범용제품의 고정거래 가격은 전월보다 14.0% 하락했다. 메모리카드·USB향 낸드플래시 범용제품의 고정거래 가격도 전월보다 3.8% 내렸다. 또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잇따라 수요 부진을 이유로 실적 전망을 낮추면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 달간 나온 증권사의 실적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15.4%, 직전 분기보다 5% 하락한 13조4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연초 증권가는 3분기 영업이익을 16조원 규모로 내다봤으나 실적 눈높이가 크게 낮아졌다.
메모리반도체 사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은 더 우울하다. 최근 한 달간 증권사 실적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25.6%, 직전 분기보다 26.0% 감소한 3조1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의 95%가량이 메모리반도체에서 나온다.
특히 D램은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의 71%를 차지하는데, 가격 하락세가 D램에 집중돼 삼성전자보다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가격 하락 여파로 올 4분기 삼성전자의 예상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12.4% 감소한 12조1000억원, SK하이닉스는 전년 동기 대비 40.8% 줄어든 2조5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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