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항만·건설 '셧다운' 위기…나흘째 현장 챙기는 원희룡

입력 2022-11-27 16:07   수정 2022-11-27 16:13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집단운송거부)이 나흘째에 접어들면서 산업 현장 곳곳에서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 정부가 원만한 사태 해결을 위해 28일 화물연대와 공식 면담을 진행하지만 쟁점인 안전운임제 영구화와 품목 확대를 놓고 입장 차가 워낙 커 난항이 예상된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일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6208TEU로, 평상시(3만6824TEU)의 17%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의미하며, 항만이 평소의 17% 정도만 기능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하루 20만t(톤)이 출하돼야 하는 시멘트는 총파업 이후 2만t만 출하되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전국 건설 현장은 '셧다운' 위기에 놓였다. 시멘트 운송 차질로 레미콘 업계는 29일부터 전국적으로 생산 현장이 멈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굳지 않은 상태로 배송되는 콘크리트인 레미콘의 경우 최종 수요처의 적재 능력이 통상 이틀 정도라서다.

상대적으로 대처 능력이 뒤처지는 소규모 건설 현장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건설 현장은 미리 비축한 자재와 공정 조정으로 버티고 있지만 이같은 대처가 쉽지 않은 소규모 건설 현장의 경우 일찌감치 공사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한 소규모 건설 현장 관계자는 "주말로 예정된 골조 자재가 오지 않아 사실상 공사를 중단했다"며 "레미콘 업체들이 총파업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레미콘을 보내줄 수 없다고 통보해와 손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당 15만~18만원인 건설 노동자들의 일감도 사라지고 있다.

국토부 역시 총파업이 이어지면서 건설 현장 등에서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고, 이번주 초부터 철강 등 다른 산업까지 피해가 본격화할 것으로 판단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멘트 운송 차질로 건설 업계에선 레미콘 품귀 현상이 발생하면서 골조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며 "완성차 업계에선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 등 자동차 생산공장 카캐리어가 대부분 운행을 중단해 로드탁송(판매용 차량을 운전해 운송)을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 업계에선 화물차를 이용한 출하는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다. 철도·해상 운송만 진행 중이다. SK·GS·S-OIL·현대오일뱅크 등 4대 정유사는 차량 중 70~80%가 화물연대 조합원으로 사태 장기화 땐 주유소 휘발유·경유 등 공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이날 기준 총파업 참여율은 전체 조합원(2만2000여명 추정) 가운데 4300여명인 19.5% 수준이다. 이들은 전국 13개 지역 136개소에서 분산 대기 중이다. 첫날에 비해 5300명 감소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총파업 이후 부산항 임시 사무실에 머물며 주요 산업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국토부는 28일 화물연대와 정부세종청사에서 첫 교섭을 진행할 계획이다. 화물연대는 오는 12월31일 종료되는 안전운임 일몰제의 폐지와 적용 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국토부는 일몰제 3년 연장과 품목 확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 측의 입장이 확고해 첫 교섭에서 원만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정부는 총파업이 이어질 경우 29일 국무회의에 업무개시명령(운송개시명령)을 상정해 심의·의결할 전망이다.

정부는 시멘트·레미콘 등 피해가 큰 업종에 대해 선별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무회의에서 업무개시명령이 심의·의결된다면 2004년 도입 후 첫 발동 사례가 된다.

원 장관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려면 누가 업무를 거부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확정이 필요하다"며 "법적인 요건을 엄격히 따져서 지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빠르면 이번주 중으로는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당장이라도 할 수 있도록 실무 준비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화물연대는 "대화와 교섭으로 풀어나가야 하는데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겁박과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는 건 유감"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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