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 계열사가 단독 운용사(GP)로 사모펀드(PEF)를 만들 경우 출자자(LP) 몫까지 금융지주 RWA로 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A증권사는 자체 자금 50억원을 넣고 외부 LP로부터 950억원을 투자받아 PEF를 조성했다면 A금융지주 RWA로 1000억원이 잡힌다.금융지주에선 증권사, 자산운용사, 벤처캐피털(VC) 계열사가 PEF를 만들어 기업에 투자하는 게 보통이다. 최근 정부의 모험자본 공급 주문과 맞물려 증권사, VC 등에선 PEF 설립 검토가 늘고 있다. 문제는 PEF가 투자하는 비상장기업 주식에는 위험가중치가 250~400%로 높게 적용된다는 데 있다. 금융지주가 자체 자금을 50억원만 투입하더라도 1000억원 전체에 높은 위험가중치가 곱해지면서 RWA가 폭증한다.
RWA는 은행계 금융지주가 보유한 자산에 위험도를 반영해 계산한 값이다. RWA가 커지면 은행의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금융지주에선 계열사별 RWA 몫을 사전에 정해두고, RWA 한도에 다다르면 PEF·벤처투자 규모를 조절하고 있다.
은행계 금융지주 계열사는 공동 운용사(Co-GP)를 구해 펀드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단독 GP와 달리 Co-GP인 경우 실제 펀드 출자금만큼만 RWA로 잡히기 때문이다. 가령 A증권사와 B증권사가 Co-GP로 각각 50억원을 넣고 외부에서 900억원을 조달한 경우 A금융지주의 RWA에는 50억원만 잡힌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Co-GP를 구하면 투자 의사결정을 단독으로 하기 어렵고, 운용보수를 나눠 가져야 하는 등 비효율이 크다”고 말했다.
투자자예탁금을 금융지주 RWA로 산정하는 것도 애로사항으로 거론된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기거나 주식을 매도한 뒤 찾지 않은 자금이다. 증권사가 실질적으로 운용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자산이지만, 신용위험 RWA 산출 대상에 포함돼 있어 금융지주 및 증권사의 자본 적립 부담을 키우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시스템 안정성을 위해 은행계 금융지주의 건전성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도한 규제는 시장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RWA 규제는 은행계 금융지주만 적용받기 때문에 한국투자, 미래에셋, 메리츠 등 비은행 금융지주와 경쟁에서 뒤처지게 만드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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