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떠나야 하는 길이 걱정된다면, 신간 소설 <행복한 고독사>

입력 2026-05-17 11:07   수정 2026-05-17 11:08



신간 소설 <행복한 고독사>는 고독사를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책이다. 저자는 고독사를 비참한 종말로 한정짓지 않는다. 준비되지 않은 비극이 아니라, 주체적 마침표로 본다.

저자는 기자 출신으로 경향신문에서 34년간 근무했으며 일본 도쿄 특파원까지 지냈다. 사회부, 경제부 등에서 활동하는 동안 한국의 자살, 간병살인, 고독사 등 다양한 죽음의 현장을 취재했다. 도쿄 특파원을 거치며 한국과 일본 양국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고령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들을 보게 됐다. 그는 특히 ‘고독사의 아픔’을 목격하고 기록하는데 시간을 쏟았다.

저자는 일본의 ‘슈카쓰(終活·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활동)’ 문화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일본인은 자신의 장례식 절차를 스스로 정하고, 주변 정리를 마친 뒤 담담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러한 문화적 현상을 단순하게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가 지닌 ‘함께’라는 강박이 어떻게 개인의 죽음을 타율적으로 만드는지 날카롭게 분석한다. 저자는 고독사가 단지 ‘방치된 죽음’이 아니라 ‘준비된 독립’이 될 때, 비로소 인간은 죽음의 공포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역설한다.

저자는 인생의 후반전에서 가장 필요한 근육은 고독을 견디는 힘이 아니라 고독을 즐기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걷고, 혼자 사색하는 시간 속에서 비로소 자아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은 홀로 있는 시간의 가치를 발견한 사람만이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건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행복한 고독사의 전제 조건 중 하나로 주변에 민폐를 끼치지 않는 단정함을 든다. 그는 유품 정리부터 재산 처분, 연명 치료 거부 등 현실적인 사안을 스스로 결정하는 행위가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최후의 권력임을 강조한다.

저자는 “행복한 죽음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꿈일지 모른다”며 “책을 통해 행복한 죽음을 넘어 죽음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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