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성공의 비용'…위기 전조 아냐"

입력 2026-05-24 21:37   수정 2026-05-24 21:38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4일 "오늘의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한국경제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이라며 "위기의 전조가 아니라 도약의 마찰음"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기업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수출은 넘쳐나는데 금리는 오르고 환율은 불안하고 집값은 다시 들썩인다"며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현상이 동시에 전개돼 시장과 여론은 위기 징후를 찾기 바쁘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어 "혼란의 근원은 경제를 바라보는 인식의 틀에 있다. 우리의 준거가 여전히 이전 시대에 고착돼 있다"며 "한국 경제가 새로운 차원에 진입했다면 인식의 틀도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한국 경제는 명목성장률이 10%에 육박하는 국면에 진입 중"이라며 "반도체·인공지능(AI) 기업 실적 폭발이 교역 조건을 개선하고 수출단가를 끌어올리며 기업 이익·임금·자산 가격이 동반 상승해 가계 소득이 증가하고 세수가 확충되며 국가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선순환이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 전반의 가격 체계가 한 단계 상향 조정되는 건 부정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간 저성장·저물가에 익숙해진 한국 경제가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는 과정"이라며 "여기에 중동 전쟁발 물가 상승과 주요 선진국의 재정 불안이 가세해 고금리 환경이 강화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상승 조짐이 나타나는 부동산 등에 대해서도 제언했다. 그는 부동산에 대해 "정부가 가장 단호히 대응해야 할 영역"이라며 "명목 성장률 상승, 자산 시장 동조화, 입주 물량 급감이 삼중으로 맞물려 집값 상승 압력이 다시 누적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공급 확대는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고 부동산 자본 쏠림을 차단하는, 구조적 수요관리 대책이 공급 정책과 병행돼야 한다"며 "정부는 시장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움직여야 한다"과 강조했다.

고환율 현상엔 "외환위기 당시와 같이 외화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라며 "올해 코스피지수가 70% 이상 급등해 외국인 보유 국내 주식 평가액이 2600조원으로 두 배가 됐고 전례 없는 외국인 매도세에 따른 환전 수요가 환율을 밀어 올린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 경제의 취약성이 아니라 성공이 만들어낸 역설적 현상으로, 환율 수준 자체보다 외화 자금의 수급 흐름과 유동성 지표를 중심으로 상황을 판단할 때"라며 "과도한 쏠림과 변동성은 적극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금리 흐름 역시 안이하게 볼 사안은 아니다"라며 "최근 금리 상승은 고유가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주요국 통화 정책의 긴축 전환 가능성, 기준 금리 인상 기대 등이 복합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금리 상승 압력을 무조건 억누르는 접근도, 고금리를 방치하는 접근도 모두 위험하다"며 "지금 필요한 건 금리가 경제 펀더멘털을 과도하게 앞서가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충격이 취약 부문에 집중되지 않게 만드는 일"이라고 봤다.

김 실장은 "물가 또한 예사롭지 않다"며 "에너지 가격 안정 조치, 담합 등 불공정 시장구조 개혁 등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는 비상한 대응이 요구된다. 시장 기능에 의존하는 것으로는 역부족"이라고 했다.

아울러 "외국인 보유 국내 자산이 전례 없는 규모로 팽창해 향후 자금이 일시에 이동할 경우 외환·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실장은 "순자산 규모나 환율 레벨보다 경상 흑자의 지속성과 외화 자금 시장의 안정성을 핵심 관리지표로 삼는 한편, 외환보유액 확충과 유동성 안전판 구축을 새 정책 과제로 본격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자금 변동성에 대한 구조적 완충은 내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을 높이는 것"이라며 "퇴직연금 활성화, 청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등 주식 보유 정책 인센티브 확대가 대외 건전성 관리의 핵심 수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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