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韓경제 도약의 '성공의 비용'"

입력 2026-05-25 07:18   수정 2026-05-25 07:20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24일 "오늘의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한국경제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성공의 비용'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진단하며, "위기의 전조가 아니라 도약의 마찰음인 셈으로, 혼란은 이 마찰음을 위기 신호로 오독할 때 생긴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경제 상황에 대해 "기업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수출은 넘쳐나는데 금리는 오르고 환율은 불안하고 집값은 다시 들썩인다"며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현상이 동시 전개돼 시장과 여론은 위기 징후를 찾기 바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혼란의 근원은 경제를 바라보는 인식의 틀에 있다. 우리의 준거가 여전히 이전 시대에 고착돼 있다"면서 "한국경제가 새로운 차원에 진입했다면 인식의 틀도 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올해 한국 경제가 명목성장률 10%에 육박하는 국면에 진입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AI(인공지능) 기업의 실적 폭발이 교역 조건을 개선하고 수출단가를 끌어올리면서, 기업 이익·임금·자산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가계 소득 증가와 세수 확충, 국가 부채비율 감소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경제 전반의 가격체계가 한 단계 상향 조정되는 건 부정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간 저성장·저물가에 익숙해진 한국 경제가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는 과정"이라며 "여기에 중동전쟁발 물가 상승과 주요 선진국의 재정 불안이 가세해 고금리 환경이 강화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실장은 상승 조짐을 보이는 부동산 시장과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분야별 정책 대응 방향성도 구체적으로 제언했다.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김 실장은 "정부가 가장 단호히 대응해야 할 영역"으로 규정했다. 명목 성장률 상승, 자산 시장 동조화, 입주 물량 급감이 삼중으로 맞물려 집값 상승 압력이 다시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공급 확대는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고 부동산 자본 쏠림을 차단하는 구조적 수요관리 대책이 공급 정책과 병행돼야 한다. 정부는 시장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환율 현상에 대해서는 과거 외환위기 때와 같은 외화 부족 상태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김 실장은 "금년 코스피가 70% 이상 급등해 외국인 보유 국내 주식 평가액이 2600조원으로 두 배가 됐고, 전례 없는 외국인 매도세에 따른 환전 수요가 환율을 밀어 올린 것"이라며 "한국 경제의 취약성이 아니라 성공이 만들어낸 역설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환율 수준 자체보다 외화 자금의 수급 흐름과 유동성 지표를 중심으로 상황을 판단해야 하며, 과도한 쏠림과 변동성은 적극 관리해 나가겠다고 했다.

금리 흐름에 대해서도 신중한 관리를 주문했다. 최근의 금리 상승을 고유가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주요국 통화 정책의 긴축 전환 가능성, 기준 금리 인상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그는 "금리 상승 압력을 무조건 억누르는 접근도, 고금리를 방치하는 접근도 모두 위험하다"며 "금리가 경제 펀더멘털을 과도하게 앞서가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충격이 취약 부문에 집중되지 않게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물가 문제와 관련해서는 "예사롭지 않다"며 "에너지 가격 안정 조치, 담합 등 불공정 시장구조 개혁 등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는 비상한 대응이 요구된다. 시장 기능에 의존하는 것으로는 역부족"이라며 강력한 정부 개입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마지막으로 김 실장은 외국인 보유 국내 자산의 팽창으로 향후 자금이 일시에 이동할 경우 외환·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순자산 규모나 환율 레벨보다 경상 흑자의 지속성과 외화 자금 시장의 안정성을 핵심 관리지표로 삼아야 한다"며 "외환보유액 확충과 유동성 안전판 구축을 새 정책 과제로 본격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외국인 자금 변동성에 대한 구조적 완충은 내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을 높이는 것"이라며 "퇴직연금 활성화, 청년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등 주식 보유 정책 인센티브 확대가 대외 건전성 관리의 핵심 수단"이라고 했다.<!--/data/user/0/com.samsung.android.app.notes/files/clipdata/clipdata_bodytext_260525_071306_432.sdocx-->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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