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급한불 껐더니…"우리는 '삼성후자'냐" 부글부글

입력 2026-05-25 07:58   수정 2026-05-25 08:10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 잠정 합의에 이르면서 반도체 생산 차질 위기는 일단 모면했지만, 이번 합의 내용이 주요 계열사 직원들의 보상 불만을 자극하며 그룹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0일 '특별경영성과급' 제도 신설을 핵심으로 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 합의안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300조원을 달성할 경우 반도체(DS) 부문 메모리사업부 직원(연봉 1억원 기준)은 자사주로 지급되는 특별경영성과급 약 5억5000만원에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을 합산해 총 6억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올해 적자가 예상되는 시스템LSI·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도 DS 부문 공통 재원의 40%를 배분받아 최소 1억6000만원의 특별경영성과급을 수령하게 된다는 점이다. 여기에 DS부문 공통 OPI까지 더하면 이들도 2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손에 쥐게 된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주요 계열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허탈감과 박탈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대비 열악한 처우를 자조적으로 표현한 '삼성후자'라는 말이 회자될 만큼 내부 불만이 임계점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금임상률로 보면 올해 삼성디스플레이 6.2%, 삼성전기 5.9%, 삼성SDI 4%로, 삼성전자(6.2%)에 대체로 미치지 못한다. 성과급 산정 방식도 논란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이번 합의를 통해 OPI 산정 기준을 기존 경제적 부가가치(EVA) 방식에서 영업이익의 10%로 바꾸기로 했으나 계열사들은 여전히 EVA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경우 2023년 6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고도 OPI 지급률이 연봉의 1%에 그쳐 내부 반발이 거셌다. 신입사원 초봉 기준으로는 50만원 안팎에 불과했다. 이후 2024년과 2025년에도 OPI 지급률은 5~6%에 머물렀다. 올해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효과로 영업이익 1조5000억원 안팎의 사상 최대 실적이 점쳐지는 만큼 성과급 확대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도 전기차 수요 정체(캐즘) 직격탄으로 지난해 OPI가 '제로(0)'를 기록한 가운데, 적자 사업부까지 억대 성과급을 챙기는 삼성전자 사례와 비교하며 내부 동요가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계열사별로 성과급 제도 개편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올해 하반기 성과급 대체 보상제도 도입 방안을 사측과 협의할 방침이다. 삼성전기도 OPI 산정 방식을 EVA 20% 또는 영업이익 10%로 전환하는 방안을 놓고 임직원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파업을 통한 요구 관철 방식이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확산한 데 이어 계열사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현재 파업을 이어가고 있고,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파업 위기를 피하기 위해 임금인상률을 기존 3%에서 4.3%로 올려 협상을 마무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노사 합의로 삼성이 오랫동안 유지해 온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성과주의 논리가 무색해졌다"며 "통상 삼성전자의 인사·보상 제도가 시차를 두고 계열사들로 확대 적용되는 만큼, 성과급과 관련한 다른 계열사 노조의 요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임금협상을 마친 계열사 내부에서도 '파업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어, 매년 임금협상 시기마다 그룹 전반이 극심한 노사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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