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경제신문이 천궁-Ⅱ, K-2, K-9 공급망에 속한 코스닥시장 방산 소부장 업체 12곳의 최근 1년(2025년 6월 5일~2026년 6월 5일) 주가를 분석한 결과 RFHIC의 주가 상승률이 403.3%로 가장 컸다. RFHIC는 레이더용 질화갈륨(GaN) 전력증폭기를 제조하는 소재 업체로 천궁-Ⅱ 등 지상 무기뿐 아니라 항공, 해상, 우주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 소재를 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용 특수전지와 열전지를 생산하는 비츠로셀도 1년간 주가가 271.0% 올랐다. 이 업체도 지상과 해상 무기체계 전반에 자사 제품을 공급한다.유도미사일인 천궁-Ⅱ에서 구동·안정화 부품을 생산하는 삼현도 주가가 207.1% 상승했다. 삼현은 유도미사일의 전기식 수평안정화장치와 다기능레이더 구동 유닛을 생산한다. 회사 관계자는 “수평안정화장치는 유도미사일이 목표물을 안정적으로 추적하도록 돕는 핵심 장치”라고 설명했다.
천궁의 RF 안테나와 고주파 연결 부품을 생산하는 센서뷰도 방산 공급망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다. 이들 부품은 레이더와 교전통제체계 간 고주파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달한다. 정밀유도무기와 방공체계가 고도화할수록 통신 품질을 높이고 신호 손실을 줄이는 이런 기술의 중요성이 커진다. 광섬유 자이로와 관성측정장치를 생산하는 파이버프로도 유도무기 제어와 항법 정확도를 지원하는 핵심 부품업체다.
이들 방산 부품은 소재와 공정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을 요구한다. 시스템 설계 능력도 중요하다. 무기체계 설계 단계에서 주요 부품으로 확정되면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렵다. 수출 물량이 늘면 매출도 따라서 증가한다.
‘한국의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Ⅱ 미사일은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전쟁에서 뛰어난 성능이 입증되면서 추가 수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중동 지역에 최근 3년간 수출된 천궁-Ⅱ 물량만 총 12조7000억원어치에 달한다. 천궁-Ⅱ 구동장치를 생산하는 퍼스텍의 손경석 대표는 “중동 지역 주요 국가가 유도미사일 실전 배치를 늘리면 미사일 비축 물량도 증가한다”며 “부품 공급 사이클이 장기 호황을 타고 있다”고 말했다. 퍼스텍도 최근 1년간 119.7% 상승했다.
K방산 공급망에 포함되더라도 주가가 뒷걸음질 친 기업도 적지 않다. 포메탈(-7.1%), 이엠코리아(-5.8%), 웨이브일렉트로(-16.9%), 빅텍(-13.6%), 코츠테크놀로지(-19.0%) 등이 대표적 사례다. 한일단조(11.7%)와 아이쓰리시스템(13.6%) 등도 상승 폭이 제한적이었다.
단조·금속가공 부품은 무기체계 생산에 필요하지만, 무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은 아니다. 전자 부품과 전원 장비 업체도 비슷한 평가를 받는다. 대체로 복수의 협력 업체가 부품을 공급한다. 반면 핵심 기술력을 확보한 업체는 다양한 무기에 제품을 공급한다. 퍼스텍의 유도미사일 구동장치는 천궁-Ⅱ뿐 아니라 비궁, 현무, 현궁, L-SAM 등 유도 무기 전반에 들어간다.
업계에선 주요 지상용 무기업체 매출이 2030년까지 연간 15~2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실적 성장은 공급망 전체에 고르게 배분되기보다 열전지, 관성측정장치, 레이더용 RF, 구동·안정화 장치 등 우수 기술을 갖춘 업체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완성 무기체계 수출 호황이 이어지더라도 기업가치 프리미엄은 수출 무기체계에 이름을 올렸는지가 아니라 해당 부품이 무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인지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철오/성상훈 기자 che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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