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매거진0100] 아름다운 일자리나누기

입력 2009-03-0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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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 살을 깎아 남을 돕는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자리나누기로 고통을 나누는 아름다운 현장을 안태훈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임대주택에 사는 주부 김동선 씨.

경제위기의 한파는 김 씨에게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몸이 안좋아 장시간 일을 할 수 없어 마땅한 돈벌이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기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임대주택에 사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대한주택공사가 사원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났습니다.

기쁜 마음에 신청을 했고 2.5대 1의 경쟁률을 뚫었습니다.

<김동선 / 대한주택공사 돌봄봉사단>
"안녕하세요. 할머니~ 청소도 하고 할머니하고 재밌는 얘기도 나눠보고... 좋으시죠. 저희들이 오니까. 앞으로 계속 할테니 건강하게 즐겁게 사시고..."

혹시 물때가 지워지지 않아 보기싫진 않을까... 제 집처럼 구석구석 꼼꼼히 화장실을 청소하는 김 씨.

이제 김 씨는 일자리를 마련했다는 기쁨과 함께 봉사의 즐거움도 만끽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동선 / 대한주택공사 돌봄봉사단>
"지금은 일거양득으로 노인들에게 봉사한다는 마음도 있고 내 집 일 하 듯 도와주고 친정부모님처럼 생각하며 하니까 마음이 즐겁습니다."

지난 2일 이렇게 선발된 주부들이 ''돌봄봉사단''이란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인터뷰- 최재덕 / 대한주택공사 사장>
"경제난으로 힘들어진 가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공사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복지비를 줄여 재원을 마련하게 됐으며 봉사단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과 정성어린 손길이 어우러져 사회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함께 동참하는데 더 큰 뜻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주공은 지난달 노사합의로 직원복지비 40억원을 일자리나누기에 내놨습니다.

일자리가 생기면 그 만큼 가정에 행복을 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인터뷰- 최재덕 / 대한주택공사 사장>
"가장이 실직을 하면 가정이 불행해 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일자리 한개는 한 가정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뜻에서 주부사원 1천명을 채용해서 1천개의 가정에 행복을 주겠다..."

하지만 제 살을 깎는다는 건 쉬운일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정종화 / 대한주택공사노조 위원장>
"어려움이 왜 없었겠습니까. 있었죠. 특별히 경제 어렵고 서민경제 처지고 해서 임대주택에 사시는 분들 그 분들에 대한 안타까운 사정을 사장님이 소년소녀가장이나 독거노인의 형편을 보시고 설득해서 저도 노동조합 간부들에게 설득했습니다. 결국은 공기업이라는 게 국민들에 대한 서비스질을 향상시키는 게... 특히 주택공사가 지은 아파트에 사는 서민들이 경제적 안정을 찾는 게 나중에 우리들이 해야할 일이라 생각하고..."

결국 직원들의 희생이 주부사원들과 영구임대주택에 사는 2만여 어려운 이웃들에게 큰 기쁨으로 돌아갔습니다.

<인터뷰- 김신숙 / 대한주택공사 돌봄봉사단>
"시간과 모든 것이 여의치 않지만 그래도 보람있는 일이라... 또 어느정도 활동비 부여된다고 하니 더욱 감사합니다."

주부 돌봄봉사단은 주5일 하루 여섯시간, 월 60만원의 급여를 받으며 앞으로 여섯달동안 전국 100여개 영구임대단지에서 활동하게 됩니다.

<스탠드업>
"제 살을 깎아 남을 돕는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주공의 이번 사례가 우리 사회전반으로 보다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경제매거진0100>

촬영: 변성식·이건길 편집: 신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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