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사숙기자의 그래픽경제] 투자결핍증 현실은?

입력 2009-08-27 17:30   수정 2009-08-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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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를 통해 경제흐름을 알아보는 그래픽경제입니다.

우리경제가 최악의 상황은 지나간 듯 하지만 아직도 성장의 불씨는 미약합니다. 그나마 여력이 있는 기업들의 투자가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인데요.

오늘은 투자결핍증에 걸린 한국경제, 현실과 이유는 무엇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상반기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의 투자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9.1% 줄었습니다.

분야별로는 땅이나 건물 등 유형자산이나, 연구개발(R&D)투자 등 무형자산 취득은 5.4% 감소했고, 자회사 출자나 신규지분 취득을 나타내는 투자자산은 23%나 급감했습니다.

이에 반해 이들 10대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에 비해 2조 2천억원 이상. 10%이상 늘었습니다.

기업별로는 포스코와 SK텔레콤, LG화학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에 비해 두배 가까이 올라갑니다.

현금이 쌓이다보니 유보율은 963%까지 올라갑니다.

유보율은 기업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량을 측정하는 지표인데, 높을 수록 기업들이 돈을 곳간에 쌓아놓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룹별로는 포스코의 유보율이 가장 높습니다. 무려 5천 870%에 달합니다. 쌓아둔 돈이 자본금의 50배를 넘는다는 것이죠.

현대중공업도 2천%에 달하고, 삼성과 SK, 롯데도 1천%를 넘습니다.

이처럼 유보율이 높다는 것은 불황때는 재무구조가 탄탄해 안전한 회사인 것 처럼 인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용과 투자 등 생산적인 부분으로 돈이 흐르지 않고 회사 내부에 돈이 쌓여있어 호황을 대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이면의 해석도 가능합니다.

하반기 들어 삼성과 LG 등 일부 대기업의 투자발표가 나왔지만, 이후 별 다른 투자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기업들에게 관례적 혜택으로 줬던 임시투자세액공제 등 설비투자 관련 인센티브가 올해말로 없어지면서 투자 의욕이 떨어진 것도 사실입니다.

정부가 기업들의 팔을 비틀어 투자를 유도하는데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기업들도 이런저런 핑계로 투자를 안하면 기업의 영속성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위기는 벗어났지만 체력은 소진됐습니다. 정부는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기업들은 과감한 투자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지표를 통해 경제흐름을 알아보는 그래픽경제의 연사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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