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 공습, 부동산 패러다임 바뀐다] ''보금자리''에 보금자리 잃는 원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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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07 17:40  

[보금자리 공습, 부동산 패러다임 바뀐다] ''보금자리''에 보금자리 잃는 원주민

<앵커>

서민을 위해 만든 보금자리주택. 하지만 한편에서는 수 십년간 살아온 보금자리를 떠나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보금자리 지구로 선정된 곳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인데요.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만큼 납득할만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유정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2차 보금자리 지구인 남양주 진건읍 일대.

봄철 파종기를 맞아 한창 바쁠 때지만 거주민들은 일손을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난해 말 보금자리 지구로 지정되면서 개간을 하거나 시설을 정비하는데도 허가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때문에 생계수단인 화훼, 과일 농사는 포기해야 할 신세입니다.

<인터뷰 : 김순자 구리시 산호동>

“생계유지가 대책이 없는 거예요. 지금 우리 아들이 꽃 농장, 우리는 배 밭을 하고 있어요···.”

현재 보금자리 토지보상이 진행 중인 곳은 시범지구와 2차지구.

보상 전 단계인 지장물 조사 중인 곳도 올 연말쯤엔 토지보상이 시작됩니다.

<인터뷰 : 강기관 LH공사 보금자리개발처 총괄팀 차장>

“현금보상 원칙, 일부 채권보상을 시행하고 있다. 보금자리 주택 사업 시행으로 인해 생활의 근거를 상실하는 사람은 이주대책, 아파트 특별공급한다든지···.”

원주민들은 토지 보상 과정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우선 공익을 목적으로 강제 수용하는 데도 보상금에 양도세를 부과하는 것이 불만입니다.

양도세는 비사업용 토지로 분류될 경우 최대 66%까지 물게 됩니다.

감면혜택이 있지만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보상은 채권과 현금을 섞어 받는 것이 원칙이나 땅으로 받을 수도 있습니다.

현금 보상과 달리 땅으로 받을 경우 처분할 때까지 세 부담이 없어 주민들은 대토보상이 낫다는 입장입니다.

그나마도 다른 지역 땅값이 비싸 대토로 받는 토지는 원래 가졌던 토지에 비해 턱없이 줄어들게 됩니다.

보상금 산정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보금자리 선정 지구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주변 시세보다 땅값이 현저히 낮습니다.

여기에다 보상 산정 가격이 현 시세보다 턱없이 낮아 책정된 보상금을 받더라도 새 주택을 구입하거나 다른 토지를 구입하기 힘듭니다.

실제로 하남 미사지구는 3.3㎡당 평균 309만원의 보상금이 책정됐습니다.

그러나 인근 풍산택지지구의 경우 3.3㎡당 평균 시세가 1600만원선입니다.

<인터뷰 : 조영선 하남시 풍산동>

"우리가 1,2대째만 사는게 아니다. 5,6대째 사는 분도 있고 500년을 터전으로 살았다. 공시지가가 낮기 때문에 강제 수용이 된 거다. 서민 주거 안정이라고 보금자리 만든다는데 보금자리가 필요한 새로운 서민을 양산하는 처사다."

땅을 가진 사람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사정은 더 심각합니다.

토지나 택지 보상은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설과 소득을 보상해 주지만 이를 입증하는 자료가 있어야하고, 땅 주인의 인감증명이 필요합니다.

<인터뷰 : 박덕진 하남 미사지구 주민대책위원장>

"임차인들은 자기 땅이 없기 때문에 토지로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 농사짓는 비용을 보상받을 수는 있지만 다른 데 가서 농사를 짓는 방법 밖에는 없다."

보금자리 지구를 보면 폐공장이나 나대지가 있는가 하면 시설재배를 하는 농경지도 적지 않습니다.

시설재배는 초기 설치 비용이 들고 관리하는 데 손이 가 장소를 옮기기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보금자리를 굳이 시설재배가 활발한 지역에 선정했어야 하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더구나 우선해제지역 가운데 근린생활지의 주민은 제대로 된 이주대책도 없이 나가야할 처지입니다.

상업 지구인 근생지에는 통상 주민들이 정착해 있고, 그동안은 신고만 하면 살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 강철우 하남시 망월동>

“근생건물에 살지만 우리도 보금자리다.보상금만 받고 나가라는 얘기 밖에 안 된다. 보금자리 주택 서민위해 한다지만 우리도 서민이고 보금자리다. 보금자리를 우리 입장에서는 빼앗기는 기분이다. 보상해준다고 해봐야 어디가서 살 수도 없다. 집사람이 신경쓰다보니 정신병 약을 먹을 정도..”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마련 기회를 확대한다는 게 보금자리 주택의 본래 취지입니다.

그런데 보금자리 원주민들은 정작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셈입니다.

<기자 클로징>

“이들이 바라는 것은 단순한 보상이 아닙니다. 수십 년 간 자기 손으로 일궈온 삶의 터전을 떠나고 싶지 않다는 겁니다.”

WOWTV-NEWS, 이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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