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그리스 재정위기를 교훈으로 삼아 회원국의 재정건전성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재정건전성 유지의 근간이 되는 ''안정과 성장에 관한 협약'' 적용을 강화하고 회원국이 자국 의회에 예산안을 회부하기 전에 집행위가 이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는 등 재정건전성 통제 강화안을 제시했다.
''안정과 성장에 관한 협약''은 EU 회원국으로 하여금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 정부부채를 60% 이내로 유지할 것을 강제하는 장치다.
집행위는 이를 지키지 못하는 회원국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객관적이고 엄격한 제재가 없는 규제는 신뢰성을 잃게 된다"며 ''안정과 성장에 관한 협약'' 적용 강화 방침을 강조했다.
집행위는 이와 함께 회원국이 자국 의회에 예산안을 회부하기 전에 집행위에 제출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제안했다.
''유럽 학기(European Semester)''로 명명된 이 시스템을 통해 집행위는 27개 회원국의 재정운용 방향을 미리 점검, 조율함으로써 재정부실 요소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집행위는 ''유럽 학기'' 제도가 2011년 회계연도 시작 때 시행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채택돼야 한다고 압박했다.
집행위가 제시한 회원국 재정 통제 강화안은 지난 9~10일 밤을 넘겨가며 11시간 넘게 개최된 긴급 EU 재무장관회의 등 그리스 재정위기와 유로화 붕괴 위험 속에 일련의 회의 과정에서 회원국들이 심정적으로 공감한 사안이다.
하지만 ''유럽 학기'' 제도 등 구체안이 나오자 당장 스웨덴이 "재정건전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국가까지 강제로 끌어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발하는 등 일부 회원국의 반대가 예상돼 집행위의 제안이 받아들여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