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세에 힘입어 가계의 소득과 소비가동시에 늘어나면서 1분기 가계지출이 역대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1분기 전국 2인이상 가구의 월평균 가계지출은 명목 기준 303만7천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1% 증가하며 처음으로 300만원 선을 넘어섰다.
관련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최대 증가율이다.
명목 가계지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작년 1분기 1.2% 감소한 이후 2분기와 3분기 각각 1.8%, 4분기 7.2%의 증가율을 보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침체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증가율이 조금 높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계지출 중 소비지출은 명목 기준 월평균 234만2천원으로 역대 최고인 9.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항목별로 단체여행비(78.9%), 서적(11.9%) 지출이 늘어나 오락.문화 지출이 18.3% 증가했다.
4월부터 에너지 다용량 가전제품의 개별소비세 부과를 앞두고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이 17.8% 늘었고, 유가상승, 도시가스비 인상, 전력사용량 확대 등 영향에 따라 교통(17.0%), 주거.수도광열(13.9%)도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
세금.이자 등 경직성 지출인 비소비지출은 69만5천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5% 증가했다.
경상조세(15.9%), 이자비용(12.4%), 연금(10.8%)이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1분기 소득은 명목 기준 372만9천원으로 7.3%, 실질기준 325만4천원으로 4.4% 각각 증가했다.
명목.실질 모두 2007년 3분기 이후 최대증가율이다.
소득에서 가계지출을 뺀 흑자액은 69만1천원으로 전년 동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소득에 비해 지출 증가율이 높아 흑자율은 1.6%포인트 하락한 22.8%를 나타냈다.
또 소비지출을 처분가능소득(소득-비소비지출)으로 나눈 평균소비성향은 77.2%로 1.6%포인트 상승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득이많이 증가하면 소비지출은 그에 못 미쳐 소비성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경기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판단에 따라 평균소비성향도 상승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소득 5분위별 가계수지를 보면 모든 분위에서 소득과 소비지출이 증가했다.
하위 20%인 1분위는 소득이 16%, 소비지출이 4.3% 늘면서 적자액이 42만1천원으로 16.7% 감소했다.
상위 20%인 5분위는 소득이 7.4%, 소비지출이 11.1% 증가해 261만6천원의 흑자액을 나타냈다.
상위 20% 소득을 하위 20%소득으로 나눈 균등화 가처분소득 5분위 배율은 5.80배로 지난해 1분기 5.90배보다 낮아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뚜렷한 경기회복세와 고용회복이 가계소득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도를 형성했다"며 "수출과 내수의 회복으로 확대되고 있는 민간의 고용창출능력이 전반적으로 가계소득 상승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가처분소득 5분위 배율도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1분기(5.81배) 수준으로 회복했다"며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기업의 투자 및 소비심리도 양호해 가계소득 여건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