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지는 31일 북한이 오판했을 때 천안함 사태가 남북간에 군사적 충돌로 비화될 수 있는 5가지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IHT는 한국전쟁 이후 ''북한의 도발→관련국들의 양보→협상''의 패턴이 충돌을 막았지만 이번에는 이런 패턴을 답습하지 않으려는 미국의 입장과 한국의 대북 강경책, 북한의 권력승계 위기 등으로 인해 과거와 다른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한반도 전쟁을 불러올 수 있는 시나리오로 ▲서해상에서의 충돌 ▲비무장지대 대북 선전 재개에 따른 충돌 ▲후계문제를 둘러싼 북한 내부의 권력투쟁과 쿠데타 ▲북한 내부붕괴 가능성 ▲북한의 핵무기 관련 도발 등을 꼽았다.
우선 IHT는 서해에서 1,2차 연평해전과 대청해전 같은 교전이 발생하는 상황이 오바마 행정부의 첫번째 걱정거리라고 소개했다. 서해에서 심각한 교전이 발생할 경우 미국은 동맹국으로서 개입해야할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이어 신문은 정보 당국이 위기 고조에 대한 북한의 의지와 능력을 오판하는 상황이 우려된다면서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으로 조사되기 전까지 한국과 동맹국들은 북한이 그만한 능력을 갖췄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IHT는 이어 한국이 확성기를 통한 대북 선전을 재개할 경우 북한의 격파사격과 한국의 대응사격, 더 나아가 북한의 서울 공격 위협을 야기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이런 시나리오대로 될 경우 수천명의 사상자가 나오고, 한국에 투자한 외국자본들이 패닉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미국 당국자들은 한국이 확성기에 의지하는 방안을 재고하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IHT는 ''검증 안 된 후계자''로, 권력기반이 취약한 김정은이 치적 쌓기 차원에서 대남 공격을 명령할 가능성과 권력 승계를 둘러싼 북한 내부의 투쟁이 외국의 군사적 개입을 불러올 정도의 폭력사태로 확대될 가능성을 또 다른 ''전쟁 시나리오''로 꼽았다.
여기에 더해 IHT는 북한이 권력투쟁 속에 스스로 붕괴될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북한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한·미가 중국과 맞서는 상황을 또 다른 시나리오로 상정했다.
이어 신문은 북한이 핵 비확산을 중시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정보망을 따돌리고 핵무기 제조방법 등을 중동과 동남아 등에 수출하는 상황을 마지막 시나리오로 비중있게 거론했다.
IHT는 미 행정부에 북한의 추가 핵실험보다 핵기술 수출 결정이 더 큰 걱정거리라면서 이스라엘이 2007년 시리아 사막의 원자로를 폭격하기 전까지 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시리아 원전을 지원하고 있다는 정보를 놓쳤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