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증권사 CEO에게 듣는다] ①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입력 2010-06-1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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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이 주총을 마무리 짓고 2분기 경영에 들어갔다.

이번 주총에서는 상당수 증권사의 CEO들이 재선임됐는데, 금융위기 이후 활기를 되찾는가 싶던 금융시장이 최근 또다시 대내외 악재에 출렁이자 CEO들은 경영전략을 다잡으며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경제TV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증권사 CEO들의 경영전략과 계획을 들어보기로 했다.


"종합 1등 투자회사 만들겠다" -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Q. 지난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전년 금융위기에 따른 기저효과, 증시 부활에 따른 수익 증가로 실적이 대폭 개선됐습니다.
아직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들이 많이 남아있고, 일각에선 당분간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을 크게 기대하긴 어렵다고 관측하고 있습니다.
최근 취임 1주년 기념 간담회도 가지셨는데요. 1분기(3월~6월)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앞으로는 어떤 전략으로 경영을 해 나가실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A. 말씀하신대로 전년도에는 금융위기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올해는 출구전략이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동유럽 금융위기가 불거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시장인 것 같습니다.

변동성이 커지는 시장에서 좀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영역이 있으며 불확실성이 있는 시장에서는 정확하게 예측해서 예측한 방향대로 시장이 움직인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일관되게 종합 1등 투자회사를 위한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생각입니다.

1분기에 이어 Brokerage를 포함한 Sales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전통적인 IB Deal은 물론 새로운 영역에서 사업기회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한 Trading부문에서는 시장의 변동성 증대 및 불확실성에 적절하게 대응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해외 시장에서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작업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우리 임직원들이 저와 함께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해 왔기 때문에 우리투자증권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최고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Q. 최근 스팩이 공모가에 미치지 못하거나 상장을 미루는 곳도 있는데, 향후 시장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A. 우선 스팩주들이 상장하기 시작한 3월부터 주식시장이 유럽발 악재로 좋지 않았던 영향이 있었으며, 초기에 코스닥에 상장한 일부 스팩들이 급등하여 상품의 본질과는 달리 단기 투자수익을 확보하는 상품으로 일부 투자자등에게 인식되었던 것 같습니다.

단기간에 상승율을 보일수 없는 스팩주들의 특성과 일부 투자자들의 단기수익실현이 맞물리면서 단기간에 매도되는 물량이 지속적으로 출하되면서 스팩주들이 공모가 이하로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스팩주가 하락의 또다른 이유는 법인소득세에 개정에 따라 합병후 3년간 최대주주가 지분을 1주라도 매각할 경우 법인세가 부과되도록 법인세 개정이 발표됐고, 이러한 부분이 언론매체에 합병이 되지 않을 가능성으로 크게 부각됨에 따라 투자수단으로 스팩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졌습니다.

6월 10일 법인세 개정에 SPAC은 예외규정으로 한다는 문구가 삽입돼 더이상의 문제는 없을 예정입니다.

스팩의 성공은 상장후 거래되는 주가가 아니라 합병 후 거래되는 주가와 차익으로 이익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의 현상처럼 스팩의 단기 급락에 따라 수익을 실현하려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보며 향후 합병 대상기업이 가시화 될때 스팩에 대한 시장 평가가 달라지리라고 생각합니다.


Q. 증권사들이 선물시장에 속속 진출하면서 FX마진거래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선물사들의 파이까지 증권사들이 차지해가고 있는 모습인데요.
자본시장 통합이다,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진다 얘기들 하고, 정책적 지원도 이뤄지고 있지만 증권사들이 선물사들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A. 선물사의 영역은 많이 침범을 받은 상황입니다.

상당수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넓은 네트웍과 Mass 고객층을 대상으로 FX마진거래부문에서 선물사의 영역에 진입했고 법인대상 영업에서도 점차 영역을 확대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쟁 구도는 당분간 지속되리라 생각됩니다.

다수의 증권사가 참여함으로써 다소 과열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데, 이러한 증권사의 경쟁이 서비스 향상을 위한 형태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가격경쟁, 출혈경쟁 위주로 이루어지고, 이러한 경쟁이 다시 서비스 품질저하로 이어진다면 증권회사 뿐 아니라 투자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시장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선점을 하고자 하는 각 증권사의 의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선물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증권사들이 정도영업을 통해 시장 질서를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우리투자증권은 과거 수년동안 자회사인 우리선물을 통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여 왔고 선물업계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는 등 노하우를 축적해왔습니다.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리선물과의 협조를 통해 향후에도 고객에게 좀 더 나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입니다.


Q. 산업은행,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와 대우증권 매각 등에 대해서는 논의가 지속되고 있지만, 위기 이후 금융업계 지각변동은 다소 잠잠해진 상황입니다.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정책적인 변화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금융업계의 지주화와 대형화 바람을 통해 향후 업계의 ''새 판 짜기''가 이뤄질 것으로 보였는데요.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신지요?

A. 6월 중 정부에서 우리금융민영화와 관련한 매각절차를 발표한다고 하고 있고 시장에서는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예측하는 등 민영화를 포함한 업계 재편이 이슈화 되고 있습니다.

금융시장의 구조재편은 우리나라 금융시장 발전을 비추어볼 때 다소 일정이 조정될 수는 있겠지만 피할수 없는 이슈이며 시대적인 흐름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경쟁력과 대형화 중 어떤 것이 우선이냐에 대한 논란이 한동안 지속되기도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금융업계의 재편에 있어서 각 금융회사의 경쟁력 확보에 중점을 두어야 하고 대형화를 통해 경쟁력이 강화된다면 대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력은 국내시장이 아닌 Global 금융시장에서의 경쟁력에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국내에서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구조재편 보다는 Global 금융회사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우선돼야 합니다.

자본시장법 시행과 금융지주회사법 개정 등에 의해 어느 정도의 금융산업 구조 재편의 발판은 마련됐다고 생각됩니다.

우리금융그룹의 민영화가 금융권 재편의 핵심이 될 것임은 분명하고, 이는 은행권뿐만 아니라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중요한 변화가 될 수 있습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우리금융그룹과 우리투자증권이 금융시장 재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서 우리나라 금융시장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최근 천안함이다, 유럽 재정우려다 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일각에서는 우리 금융시장이 대외이슈나 외국인의 매매동향, 외환 수급 등 외부 변동성에 취약하다고 지적합니다.
어떤 방안이 이같은 취약성을 보완할 수 있을까요?

A. 첫째로는 해외 단기 차입금 규모에 대한 정부의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단기 채무의 급증이 국가 신용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국가 재정상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이에 대한 관리 감독이 좀 더 절실할 때 입니다.

두번째로는 장기적으로 수출위주의 성장정책도 중요하지만 내수에 대한 장기적인 부양책으로 내실을 다지는 것이 외부 변동성에 대한 취약성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실제로 한국은 인구구조에 따른 내수의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수출과 더불어 내수의 확대가 용이하리라 판단됩니다.

세번째로는 외환보유고의 다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중국도 금과 같은 상품을 사들이며 외환보유고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외환보유고의 다변화를 통해 각국의 환율 변동성 리스크에 노출을 최대한 줄인다면 외부 변동성에 대한 취약성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Q. 올해 주가지수에 대해 다양한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증시가 이같은 악재에서 벗어나 견고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의견들이 많습니다.
향후 증시 전망은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A. 향후 주식시장은 상승흐름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우선 투자심리 측면에서는 남유럽발 위기로 인해 상대적으로 재정 건전성이 양호한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매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질 것으로 판단됩니다.

첫째, 매크로 측면에서 한국경제는 하반기에도 선진국 경기회복에 따른 대내외 수요(수출, 설비투자)확대, 고소득층의 소비회복 등에 힘입어 경기상승 속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기업이익 측면에서는 올 3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절대금액의 개선세가 진행될 전망이며 전년동기대비 증가율 기준으로 2~3분기가 가장 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연말로 갈수록 각국의 인위적인 경기부양효과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인플레이션 위험 상승에 따른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점은 주식시장에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사의 하반기 KOSPI 목표치는 1,920p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Q. 올 봄은 유난히도 추웠습니다.
이제야 봄이 오는가 싶더니 성큼 여름이 시작돼버렸는데요.
여름휴가 계획은 세우셨나요?

A. 지난 겨울 그리고 봄이 유난히 추워 더위가 반갑기까지 합니다.
아직 여름휴가 계획은 못세웠습니다. 휴가계획을 세워 휴가간 적이 없습니다.
아마도, 집에서 3~4일 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프로필 ◇


황 성 호 (黃聖虎) 1953년 경주 출생

< 학력 >
* 경희고등학교,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 미국 코넬대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


< 경력 >
* 1979년 씨티은행 대금융기관담당 영업부장
* 1989년 다이너스클럽카드 한국지사장
* 1992년 씨티은행 소비자금융부 지역본부장
* 1993년 아테네은행 공동대표 부행장
* 1996년 씨티은행 북미담당 영업이사
서울지점 이사
* 1999년 제일투자신탁증권 대표이사
* 2004년 PCA투자신탁운용 사장
* 2007년 PCA 아시아지역 자산운용사업부문 부대표
* 2009년 금융투자협회 부회장
* 現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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