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돌이켜 보면 2년 남짓한 와튼 MBA 유학 시절을 통해 내 인생관을 정립하게 됐던 것 같다.
첫째는 신앙과 관련된 것으로, 우리나라 방식으로 말한다면 ''진인사 대천명''식 인생관의 정립이다.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일단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연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Christianity 입장에서 순간마다 고통(suffering)이 있을지라도 ''모든 것이 합력하여 결국에는 선(善)을 이룬다''는 확신을 갖는 것이기에, 단기적인 측면에서는 결과가 설령 실패처럼 보일지언정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승리와 성공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다.
한국에 있을 때는 최선을 다하는 한편, 결과를 두고두고 곱씹고 집착하는 성격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바뀐 셈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의 변화로 2가지 축복이 따랐다.
예전에는 상황에 따라 성격이 어두웠다가 밝았다 하는 식으로 변화가 있었다면 결과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이후로 밝고 낙천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
이 밝고 낙천적인 생각과 태도는 양질의 바이러스라 남들에게도 좋은 영향력을 미치게 되어 대인관계에도 큰 도움이 됐다.
그리고 긍정적인 생활태도를 갖게 되니, 엔돌핀이 많이 나오고 자율신경의 긴장도 해소되어 건강 상태도 좋아진 게 또 다른 축복이다.
지인이나 후배들에게서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인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일에는 최선을 다하고, 감정과 기분에는 낙천적인 게 비결"이라며 비법을 전수하곤 한다.
둘째는 유연한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자는 것이다.
MBA 과정을 함께 밟은 동기들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문화에 따라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나 생각하는 방식, 순서가 상당히 다를 수 있다는 것과 또 다르면서도 아주 훌륭하게 해법을 얻을 수 있음을 배웠다.
더불어 MBA과정 특유의 사례연구(case study)에서도 느끼는 것이 상당했다.
우리나라는 교육열이 대단하지만 주입식, 암기식의 교육이 주를 이루다보니 어릴 때부터 정답은 딱 하나여야 한다는 인식이 우리 사고에 깊숙이 배어 있다.
나도 그런 사고를 가진 사람 중 하나였고, 그러다보니 MBA 과정 초기에 사례연구를 하면서 애먹은 적이 많았다.
''주어진 여건 설정이나 가정이 좀 부족한 거 아냐? 이러면 답이 여러 가지가 나올 텐데, 답답하네.''
지금 생각하면 수학 계산 문제도 아닌 현실이기 때문에 다양한 해결방법이 나오는 게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판에 짜인 정교한 문제에 정답을 하나 찾는 식으로 접근했었다.
시험을 볼 때마다 교수가 원하는 답을 쓴 게 맞는지 아닌지 도통 헷갈렸지만, 마케팅, 전략, 투자 결정 등 사례연구가 많은 과목을 배워나가면서 내 기존의 사고방식을 깨고 다양한 시각으로 방안을 찾아보는 유연한 사고를 체득하게 됐다.
셋째는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요소인,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활신조의 확립이다.
누구나 자기가 맡은 일에는 최선을 다하기를 원하듯이 나도 유학 초기에 힘든 상황이 생길 때마다 ''최선을 다하자''는 다짐을 주문처럼 외우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도대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무엇이고,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는지 안 했는지를 과연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라는 질문이 뇌리에 박혔다.
몇날 며칠을 혼자서 곰곰이 생각해도 이렇다 할 답이 떠오르질 않았고, 동기들에게 물어봐도 그럴듯한 대답을 얻기 힘들었다.
그러던 중 ''최선을 다한다''가 무슨 뜻인지에 대한 답을 심리학 책에서 구하게 됐다.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는 심리학적으로 ''현재의식과 잠재의식이 원하는 것을 일치시키는 것''이었다.
또한 잠재의식을 현재의식이 원하는 방향으로 잘 이끄는 심리학적 방법 몇 가지를 알게 됐을 때의 기쁨은 실로 대단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들은 ''그 양반, 엉뚱한 데에 신경을 많이 쓰네''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당시 필자에게는 꽤 심각하고도 중요한 문제였다.
MBA 과정과 미국 생활을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하려면 나는 매사에 최선을 다해야 했고, 최선이라는 게 무엇인지 반드시 알아내야했던 것이다.
도서관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 나는 속으로 외쳤다. ''이제부터 나의 현재의식과 잠재의식은 한 몸이다. 운명을 같이 한다. 서로 돕자!''라고.
<글. 정유신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대표이사>
첫째는 신앙과 관련된 것으로, 우리나라 방식으로 말한다면 ''진인사 대천명''식 인생관의 정립이다.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일단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연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Christianity 입장에서 순간마다 고통(suffering)이 있을지라도 ''모든 것이 합력하여 결국에는 선(善)을 이룬다''는 확신을 갖는 것이기에, 단기적인 측면에서는 결과가 설령 실패처럼 보일지언정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승리와 성공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다.
한국에 있을 때는 최선을 다하는 한편, 결과를 두고두고 곱씹고 집착하는 성격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바뀐 셈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의 변화로 2가지 축복이 따랐다.
예전에는 상황에 따라 성격이 어두웠다가 밝았다 하는 식으로 변화가 있었다면 결과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이후로 밝고 낙천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
이 밝고 낙천적인 생각과 태도는 양질의 바이러스라 남들에게도 좋은 영향력을 미치게 되어 대인관계에도 큰 도움이 됐다.
그리고 긍정적인 생활태도를 갖게 되니, 엔돌핀이 많이 나오고 자율신경의 긴장도 해소되어 건강 상태도 좋아진 게 또 다른 축복이다.
지인이나 후배들에게서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인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일에는 최선을 다하고, 감정과 기분에는 낙천적인 게 비결"이라며 비법을 전수하곤 한다.
둘째는 유연한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자는 것이다.
MBA 과정을 함께 밟은 동기들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문화에 따라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나 생각하는 방식, 순서가 상당히 다를 수 있다는 것과 또 다르면서도 아주 훌륭하게 해법을 얻을 수 있음을 배웠다.
더불어 MBA과정 특유의 사례연구(case study)에서도 느끼는 것이 상당했다.
우리나라는 교육열이 대단하지만 주입식, 암기식의 교육이 주를 이루다보니 어릴 때부터 정답은 딱 하나여야 한다는 인식이 우리 사고에 깊숙이 배어 있다.
나도 그런 사고를 가진 사람 중 하나였고, 그러다보니 MBA 과정 초기에 사례연구를 하면서 애먹은 적이 많았다.
''주어진 여건 설정이나 가정이 좀 부족한 거 아냐? 이러면 답이 여러 가지가 나올 텐데, 답답하네.''
지금 생각하면 수학 계산 문제도 아닌 현실이기 때문에 다양한 해결방법이 나오는 게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판에 짜인 정교한 문제에 정답을 하나 찾는 식으로 접근했었다.
시험을 볼 때마다 교수가 원하는 답을 쓴 게 맞는지 아닌지 도통 헷갈렸지만, 마케팅, 전략, 투자 결정 등 사례연구가 많은 과목을 배워나가면서 내 기존의 사고방식을 깨고 다양한 시각으로 방안을 찾아보는 유연한 사고를 체득하게 됐다.
셋째는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요소인,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활신조의 확립이다.
누구나 자기가 맡은 일에는 최선을 다하기를 원하듯이 나도 유학 초기에 힘든 상황이 생길 때마다 ''최선을 다하자''는 다짐을 주문처럼 외우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도대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무엇이고,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는지 안 했는지를 과연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라는 질문이 뇌리에 박혔다.
몇날 며칠을 혼자서 곰곰이 생각해도 이렇다 할 답이 떠오르질 않았고, 동기들에게 물어봐도 그럴듯한 대답을 얻기 힘들었다.
그러던 중 ''최선을 다한다''가 무슨 뜻인지에 대한 답을 심리학 책에서 구하게 됐다.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는 심리학적으로 ''현재의식과 잠재의식이 원하는 것을 일치시키는 것''이었다.
또한 잠재의식을 현재의식이 원하는 방향으로 잘 이끄는 심리학적 방법 몇 가지를 알게 됐을 때의 기쁨은 실로 대단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들은 ''그 양반, 엉뚱한 데에 신경을 많이 쓰네''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당시 필자에게는 꽤 심각하고도 중요한 문제였다.
MBA 과정과 미국 생활을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하려면 나는 매사에 최선을 다해야 했고, 최선이라는 게 무엇인지 반드시 알아내야했던 것이다.
도서관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 나는 속으로 외쳤다. ''이제부터 나의 현재의식과 잠재의식은 한 몸이다. 운명을 같이 한다. 서로 돕자!''라고.
<글. 정유신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