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부 ‘나몰라’ 업무..코레일은 ‘나홀로’ 질주
<앵커>
좌초위기에 몰린 용산개발과 관련해 문제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한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의 최근 공언과는 달리 국토부에서는 이 사안의 해법을 고민하지 않는 것으로 한국경제TV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여기에 공기업인 코레일은 정부와 협의없이 움직이고, 국토부는 도시개발과는 관련이 없는 철도운영과에서 이 일을 맡고 있어 국토부의 안일한 대처와 관리감독에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유은길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무산위기에 처하자,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지난달 9일 장관유임결정후 가진 첫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용산개발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정부가 개입할 필요가 있는지를 살펴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인터뷰> 정종환 국토부 장관
"정부가 개입할 필요가 있는지 저희가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심도있게 내용을 들어다 보겠다"
그러나 한달이 지나도록 국토부는 해법 제시는 고사하고 제대로 문제에 대한 면밀한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장관 발언 직후 달라진 것은 없고 그저 언론보도를 통해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정도"라면서 ”코레일도 기자회견전에 알려주는 내용이 없어 상황파악이 제대로 안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코레일은 지난달 31일 삼성물산이 용산역세권개발(주) 경영권 포기를 선언한 직후 언론사에 보낸 보도자료에서 용산개발은 ‘국가적’사업임을 거듭 강조했지만 정작 정부와는 협의없이 개별 회사처럼 움직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흥성 코레일 대변인
“공기업이 지금 빚이 많다고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코레일이 빚많은 기업이 이것(랜드마크 빌딩 매입)을 한다, 정부하고 얘기해야 되지 않습니까? 또 내부에서 얘기해야하고 공기업이 그렇게 맘대로 막 결정하고 하는데 아닙니다.”
그러나 코레일은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에서 주무 관리감독 부처인 국토부는 물론이고 코레일 이사진들과도 상의가 안돼 확정되지 않은 4조원대의 랜드마크 빌딩 매입 내용을 발표해 시장에 혼선을 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용산개발은 국가적 사업이라는 코레일의 주장과 달리 정부와 업무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사업이 표류하고 있는 것은 이 일을 맡은 부서가 적절치 않은데 있다고 국토부 내부에서 조차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용산개발은 ''도시개발법''으로 진행되는 사업인데다 규모가 역세권 범위를 초과하는 대규모 개발이어서 도시국에서 담당해야 하지만 코레일 사업이라는 이유로 현재 철도운영과에서 맡고 있습니다.
<인터뷰> 국토부 철도국 관계자
“도시개발법은 국토도시쪽에서 관리를 하는데 실제로 이게(용산개발) 코레일과 관련이 있다 보니까 역세권개발은 지금 철도국에서 맡고 있구요..용산역세권 같은 경우는 지금 운영 파트로 분류돼서 코레일 운영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여기 과에서 담당하게 됩니다.”
반면 도시국에서는 위에서 일을 담당하라는 지시가 없었기 때문에 다른 과로 그리고 서울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바쁩니다.
<인터뷰> 국토부 도시국 관계자
“서울시에서 판단해서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거기서 계획 수립해서 하는 사업을 정부에서 검토해라 할 수 있니 없느니 하는 것 자체가 모순아닙니까? 지자체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을 정부에서 간여하는 것도 월권이구요...”
용산개발에 대해 코레일은 국가사업이라하고 국토부는 서울시사업이라하고 서울시는 민간사업이라하며 서로 책임을 넘기면서 관련 주체간 긴밀한 협의는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용산개발은 정부내 도시개발 최고의 전문가가 일을 맡고 국토부와 코레일이 매일 머리를 맞대도 복잡한 이해관계로 혜안을 찾기 어려운 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사업이 계속 좌초위기에 몰리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스탠드> 유은길 기자
“31조원에 달하는 용산개발은 단군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릴정도로 국민적 관심은 물론이고 우리경제와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는 숫자로 혜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납니다.
그러나 이런 국내 최대 개발사업이 국토부의 나몰라식 안일한 업무와 코레일의 나홀로 질주로 가뜩이나 더딘 사업진척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WOW TV NEWS, 유은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