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용카드사의 과열 경쟁이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자칫 카드사 부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연구원 이재연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신용카드시장의 특징 및 과당경쟁 억제 방안'' 보고서에서 금융감독원 통계에 나타난 국내 카드사의 영업비용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카드사 영업비용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과도한 부가서비스였다.
4개 전업카드사 기준으로 신용카드 사용액은 1999년 7조5천억원에서 지난해 198조3천억원으로 27배나 늘었는데, 이 사이 회원모집이나 부가서비스 제공 등 카드비용은 700억원에서 4조4천억원으로 63배나 급증했다.
이 연구위원은 "카드사의 과당경쟁 배경에는 우리나라 카드 시장의 특징이 작용했다"며 "카드사들이 수수료 결정권을 이용해 부가 서비스 제공 비용을 대부분 가맹점에 떠넘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카드 시장은 올해 6월말 현재 경제활동인구 1인당 신용카드를 4.5장씩 갖고 있으며 신용카드 이용금액이 민간 소비지출의 54.9%에 달하는 등 포화상태에 가까워 앞으로 카드사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과당경쟁은 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당장은 카드사가 제공하는 부가 서비스 혜택이 반가울 수 있지만 이는 카드사의 비용 부담을 떠안은 가맹점이 가격을 올려 받는 요인이 된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결국 가격구조가 왜곡돼 카드를 쓰지 않는 노년층이나 카드를 발급받지 못하는 저소득층이 부당한 가격을 내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