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만 남기고 떠나는 김현미…집값 폭등에 전세대란 키워

이준호 부장

입력 2020-12-04 15:34   수정 2020-12-04 15:50

최장수 국토부 장관 '사실상 경질'
부동산 실언성 발언 논란
집값은 치솟고 전세대란 키워
주택 정책 '낙제점' 피하기 어려워

최장수 국토부 장관 기록을 갈아치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실상 경질되면서 결국 주택 정책의 수장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청와대는 오늘 (4일) 김현미 장관의 후임으로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을 내정했다.
문재인 정부의 주택 정책을 맡아온 김현미 장관은 지난 2017년 6월 23일에 취임한 이후 3년 5개월, 1천261일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후임 장관인 변창흠 내정자가 공식 취임할 때까지는 장관직을 유지하는 만큼 최장수 국토부 장관 기록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김 장관은 취임 이후 부동산 시장의 불안 요인을 투기 세력으로 지목한 뒤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셋값마저 폭등하면서 여론의 비판을 한 몸에 받아왔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김 장관이 취임한 2017년 6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16.32% 올랐다.
특히 김 장관은 2주택 이상 보유자를 다주택자로 규정하면서 본인은 물론 청와대 참모들에게 `적폐 논란`을 부추기는 장본인이 됐다.
김 장관은 실제 시장 상황과는 정 반대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수 차례에 걸쳐 실언성 발언을 해 성난 부동산 민심을 더욱 부채질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대표적인 발언은 `주택 공급은 충분하다`는 것으로 꼽히는데, 시장 상황이 계속 과열되자 입장을 갑자기 바꿔 주택 공급 확대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김 장관은 3기 신도시와 용산 정비창 등 주택공급을 위한 신규택지를 지정한데 이어 전세난이 심각해지자 임대주택 11만4천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의 전세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젊은층이 영끌해서 집을 사는 것이 안타깝다`는 발언도 부동산 민심을 자극한 대표적인 발언으로 꼽힌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치솟으면서 이른바 `패닉바잉` 현상으로 무주택자도 무리해서 주택 구입에 뛰어든 상황이 초래됐다.
실제 지난 10월 20대와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젊은층의 주택 매수세가 심상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전세대란을 자극시킨 원인 중에 하나로 꼽히는 새 임대차법 시행과 관련한 김 장관의 발언도 서민들에게 상처를 남겼다.
김 장관은 "임대차 3법으로 70% 이상 국민이 계약생신을 통해 주거 안정을 누리고 있다"며 임대차법 시행은 전세난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다.
하지만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세입자가 기존 주택에 2년 더 눌러앉는 수요가 크게 늘었고 집주인이 전세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공급 부족도 심각해지는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 장관은 전세난의 진원지로 꼽히는 아파트 부족 현상에 대해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세워서라도 만들겠다"는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 발언 이후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는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에 빗댄 `빵투아네트`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특히 김 장관은 "5년전에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대폭 줄었고 공공택지도 상당히 많이 취소됐다"며 아파트 공급 부족을 전 정권의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계속되고 있어 전세난이 당분간 진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 장관은 "내년 봄쯤 되면 시장에 안정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해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3년 이상 장관직을 수행해온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집값 안정화`라는 주택 정책만 놓고 봤을 때는 낙제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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