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발생 시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 [글로벌이슈]

입력 2022-02-23 08:04   수정 2022-02-23 08:04

    `우크라이나 사태` 발생 시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다양한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어제는 프랑스의 중재로 미국과 러시아가 정상 회담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이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불법 행위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회의를 요청했습니다. 그 후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있는 도네츠크 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 인민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한 뒤, `평화 유지군`이라고 불리는 군 병력의 진입을 명령했습니다. 조금 전에는, 미국이 추가적인 군사 조치가 있다면 미국과 러시아의 회담은 없을 것이라는 발표도 전했습니다. CNN도 본 회담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또 전해진 속보에 따르면,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러시아의 금융 기관, 국채, 그리고 개인에 대한 제재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또, 영국과 프랑스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도 들어왔습니다.

    다양한 경제적 변화들이 예상됩니다. 가장 먼저, 동유럽 국가들의 통화 가치가 급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 국가들의 중앙은행이 통화 부양과 인플레이션의 타격 완화, 그리고 금융 안정의 유지를 위해서 외환보유액을 지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전세계적인 경제 활동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은 악화되는 현상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이미 40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한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있는 상황 속에서, 연준이 다음 달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여건이 만만치는 않은데, 여기서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에너지 가격의 급등은 일시적일 수 있지만, 임금 상승에 대한 악순환을 낳을 수 있습니다. 필수 금속인 팔라듐과 알루미늄, 그리고 니켈이 부족해지면, 이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난관에 부딪힌 공급망을 다시 한 번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러시아를 배제하거나 미국의 부품이 들어간 제품을 러시아에 파는 것을 금지하는 제재가 나오게 되면, 러시아와 관련된 사업을 하는 그 누구라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전반적으로 볼 때, 미국은 러시아의 최대 교역국인 유럽보다는 훨씬 덜 취약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은 다양한 부문에서 더 많은 관계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어떤 일이 벌어져도 전세계 경제에 막대한 충격을 미칠 것이다, 심지어 장기적일 것이다"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상황은 중국과 더 밀접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최근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통해서 중국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30년짜리 계약을 논의한 바 있기 떄문입니다. "러시아는 모든 에너지와 원자재 수출을 중국으로 돌릴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다른 시각에서는, 현 사태로 미루어 봤을 때, 전세계 국가들의 자급자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공급망 의존도가 얼마나 취약한지 드러났는데, 여기서 더 바닥을 보게 되었다는 겁니다. 다만 이번 위기에 따른 충격이 아무리 가혹하다고 하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한 셧다운만큼 경제에 파괴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독일, 러시아 잇는 `노르트 스트림 2` 가스관 승인 절차 중단

    독일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의 행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 2` 사업을 위한 승인 절차를 중단한다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또, "이번 결정은 단지 제재 중 하나일 뿐이다, 후속 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노르트 스트림 2 사업을 중단하는 제재가 즉시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한 직후에 나오게 됐다는 데서 의미가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노르트 스트림 2를 지정학적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해온 바 있습니다.

    노르트 스트림 2는 러시아에서 발트해 밑을 통과해 독일의 해안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입니다. 장장 1230km에 이르며 대러 제재의 핵심으로 꼽혀왔습니다. 독일은 석유와 천연가스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천연가스를 확보하기 위해서 2012년 이 사업을 개시했습니다. 무려 110억 달러, 한화로는 약 13조 1천 억원이 소요됐습니다. 또 셸, 빈터샬과 같은 유럽의 에너지 기업들이 공사비 절반을 댔지만 소유권은 러시아의 국영 에너지회사인 가즈프롬에 있습니다. 작년 9월에 공사가 마무리됐고 같은 해 12월에는 가스관에 천연가스를 채우는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독일 정부와 유럽연합 EU의 최종 승인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가동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운송하는 기존의 파이프라인은 우크라이나를 경유합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는 오랫동안 통행 수수료를 챙겨왔습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를 우회하는 노르트 스트림 2가 개통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천연가스의 양을 줄여, 우크라이나를 고립시키려는 정치적인 수단으로서, 이 가스관을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노르트 스트림 2는 없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에 에너지 의존도가 큰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발언에 공감은 한다지만, 실질적인 입장은 미묘하게 다른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독일은 러시아에 대한 천연가스의 의존도가 높습니다. 따라서 대러 제재 전선에서 상대적으로 소극적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에 국내외에서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실제로 독일은, 이번 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노르트 스트림 2 사업의 백지화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원론적 답변만 하면서 얼버무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후 러시아의 침공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불거지자 기조의 변화를 보였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분쟁이 일어날 경우, 가스관 가동에도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뱅가드 "연준 `긴축 행보`… 예상보다 공격적일 것"·데이비드 아인혼 "연준, 금리 인상만으로 인플레 잡기 힘들 수도

    연준이 현재 시장에서 예상하는 것보다 금리를 더 많이 올릴 것으로 예정된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뱅가드의 그레고리 데이비스는 "연준은 지금보다 훨씬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라고 단언했습니다. 또 "중립금리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치는 2.5%에서 3% 부근이다, 시장은 2%에서 2.5%를 예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연준의 연방기금금리 FFR의 현재 목표치는 0에서 0.25% 범위에 있습니다.

    연준의 긴축적인 행보가 어느 정도 예상됨에 따라 주식보다 채권의 전망이 더 낫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향후 2년 간, 연준이 적극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선다고 가정해 보면 10년물 국채금리가 2% 부근에서 움직인다, 주식 시장의 위험성을 고려한다면 채권 시장이 더 매력적으로 비춰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데이비스는 또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꾸준히 오르고 있는 국채 금리와 연준의 정책 지원 축소, 그리고 이미 확대된 주가의 밸류에이션은 앞으로 수년간 주식 프리미엄에 도전적인 환경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연준의 움직임과 관련해서, 그린라이트 캐피털의 CEO인 데이비스 아인혼은 단순히 금리 인상만으로는 인플레이션을 꺾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물가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이 공식 집계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와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현재의 상황에 충분한 대응이 되지 못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습니다. 아인혼은 또, 작년 2월, 미국 금융시장의 `투기적 거품`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완화적인 통화 정책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엄청난 거품`을 만들었다고 비판한 겁니다. 하지만 지난 해에 최고점을 찍었고, 현재는 어느 정도 잦아든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전반적인 미국 경제는 올해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구리의 강세장을 내다봤습니다. "연준이 어떤 조치를 취하든지 간에 둔화 양상은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심화된다면 경기 침체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전기차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전기차 제조와 충전 인프라 쓰이는 구리에 대한 투자를 권했습니다. "어떠한 전기차 업체가 잘 가는지보다 어떠한 품목이 잘 갈 지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국제 유가, 전쟁 발발 우려… 100달러 근접, 이라크·나이지리아 "원유 생산 늘릴 필요성 못 느껴"

    전쟁에 대한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한 번 올랐습니다. 브렌트유는 한 때 6.31% 넘게 급등하면서 99달러 선을 뛰어넘기도 했습니다. 이전에 나왔던 100달러 설에 바짝 다가선 겁니다. WTI도 장중 96달러까지 크게 올랐습니다. 국제유가는 2014년 이후, 약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전 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평화 유지를 명목으로 러시아 군의 진입을 명령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영국은 러시아 은행 5곳과 초부유층 개인 3명에 대한 경제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추가적으로, 독일도 자국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관의 사업 승인 절차를 중지시켰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 EU도 조만간 제재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제 조치가 잇따르면서, 원유 시장도 러시아산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반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만약 러시아산 원유가 제재를 받게 된다면, 심지어 여기서 10달러에서 15달러 정도 추가적으로 상승할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현실화가 된다면, 브렌트유는 110달러 수준까지도 끌어올려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국제유가는 1%대의 오름폭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WTI는 92달러 선에서, 브렌트유는 96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UBS "금값, 단기 급등 후 1천 600달러로 하락할 것"·가상화폐, 위험 회피 심리 속 급등 예상

    UBS가 "지정학적 긴장감이 완화된다면, 금값의 오름세가 단기간에 그칠 것이다"라는 예측을 내놨습니다. 최근 금값은 1천 900달러 선을 넘어가면서, 지난 2월 초의 1천 800달러대를 크게 웃돈 바가 있습니다. UBS는 "향후 금 시장이 실질 금리와 연준의 금리 인상 등과 같이 거시적인 동인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올해 연말에는 금값이 1천600달러까지 밀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실질 금리가 올라가고 연준이 긴축적인 정책을 펼치게 되면, 금에 부정적인 배경을 제공하게 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3월에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다면 금값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통상적으로, 높은 금리는 미국 국채와 같은 자산의 수익률을 높이고, 금과 같은 비수익 자산의 투자 매력도는 낮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연준의 공격적인 행보에 따라 경제 성장이 저해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금으로 향할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고 전했습니다.

    지정학적인 위기 속에서 출렁이는 것은 금 뿐만이 아닙니다. 가상화폐 시장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한 가상화폐의는 증시와 기술주 등 위험 자산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타격으로, 향후 가상화폐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라 경고하고 있습니다. 다음 하향 지지선으로는 3만 3천 달러와 3만 달러 수준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비트코인의 가격은 3만 7천 달러 선에서 , 이더리움은 2천 6백 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마켓워치 선정 “`우크라이나 쇼크` 속 주목할 원자재”

    전쟁에 대한 우려 속에서 러시아가 원자재 시장의 대국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가 없습니다. 마켓워치가 알루미늄, 티타늄, 원유, 천연가스, 밀을 포함한 원자재 시장을 주목해 보아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가장 먼저, 알루미늄입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파장은 원자재 중에서도 알루미늄에서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알루미늄 가격이 지금까지 약 15%나 올랐기 때문입니다. 주요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의 주가는 지난 주말에, 52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S&P 500지수와 다우 지수는 각각 8%와 6% 떨어진 것에 비해서 알코아의 주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약 31%나 급등했습니다.

    러시아는 주요 알루미늄 생산국 중에 하나입니다. 최근 원자재와 알루미늄 관련 주가가 오르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러시아는 지난 해에만 약 370만 미터톤의 알루미늄을 생산한 바 있습니다. 중국이 지난해 약 3천 900만 미터톤을 생산할 정도로 지배적인 알루미늄 생산국이기는 하지만, 러시아도 만만치 않습니다. 보편적으로, 공급망 부족 사태와 직결됐던 원자재이기도 한 알루미늄은 현재의 흐름 속에서 더욱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티타늄입니다. 또 다른 금속으로 항공우주나 군사용으로 쓰이는 티타늄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러시아는 세계 3위의 티타늄 생산국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약 12만 미터 톤을, 일본은 약 3만 5천 미터 톤을 생산했습니다. 러시아는 약 2만 7천 미터톤을 생산했기 때문에, 티타늄 시장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뉴스콘텐츠국  정연국  PD

     yk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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