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1등 투표' 하려고 텐트치고 밤 새우고, 인증샷 찍고

입력 2017-05-04 08:25  

[사전투표] '1등 투표' 하려고 텐트치고 밤 새우고, 인증샷 찍고

"거짓말 안하는 대통령, 경제 살리는 대통령, 정의로운 나라 만드는 대통령 되길"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19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서울 시내 사전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이 줄을 이었다.

일부 시민은 가장 먼저 투표하려고 전날 오후 9시부터 투표소 앞에서 텐트를 치고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시민들은 투표를 마치고 저마다 '새 대통령이 변화를 가져왔으면 좋겠다'. '거짓말을 안 했으면 좋겠다', '경제적으로 나라를 잘 이끌어갔으면 좋겠다',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등 희망 사항을 말하기도 했다.

서울역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투표 시작시간인 오전 6시 이전부터 10여명이 줄을 서서 대기했다. 투표가 시작된 이후에도 투표소를 찾는 시민이 몇 분 간격으로 계속 이어졌다.

자원봉사자들과 용산구청 직원들이 투표소를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투표 절차를 설명해 주거나 출구를 입구로 잘못 알고 들어서려는 시민들을 입구로 안내했다.

이른 새벽부터 도착해 기다렸다는 서울역 투표소 '1호 투표자' 이인철(47)씨는 "선거당일인 9일에는 지방에 갈 일이 있어 사전투표소를 찾았다"며 "그간 살면서 사정이 있어서 태어나 처음으로 투표했는데 뿌듯하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김정숙(62)씨는 "부산 가는 길에 남편과 함께 투표하고서 자녀들에게 '엄마아빠도 투표했다'고 보내려고 인증샷을 찍었다"며 "새 대통령은 싸우지 않고 거짓말 안 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자원봉사자로 나선 이서연(56·여)씨는 "주민센터 소개로 참여하게 됐고 투표도 오늘 할 작정"이라며 "누가 되든 이번 대통령은 무척 어려운 시기를 보낼 텐데 나라를 경제적으로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분이 되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강남구 신사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는 전날 오후 9시부터 텐트를 치고 밤을 지새우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투표 독려 생중계 방송을 한 30대 청년들도 있었다.

자영업자 김원재(37)씨와 프리랜서 전승민(31)씨는 "전국에서 1등으로 투표하고 싶어서 페이스북 친구끼리 나왔다"며 "2년 쓸 스마트폰도 며칠 밤 기다려서 사는데 5년 동안 대한민국과 우리 삶을 바꾸는 일에 하룻밤 정도는 새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남편·딸과 함께 온 가족이 나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주민 박모(64)씨는 "지지하는 후보가 있는데 꼭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일찍 나와 투표했다"며 "잘못한 사람이 물러난 건 물러난 거고 새로운 사람은 또 옳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대문구 남가좌2동 투표소에는 인근 대학생이나 가족 단위 유권자들이 많았다.

친구 사이라는 윤여웅(20)·정주영(20)씨는 "학교 다니면서 앞으로 1등 할 일 없을 것 같은데 이거라도 1등 하자 싶어서 이른 아침 와서 기다렸다"며 "이번이 처음 대통령 뽑는 거라 설렌다. 청년으로서 청년정책을 내세운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고 귀띔했다.

직장인 김승훈(41)씨는 "투표 당일 어디 갈 계획은 없지만 중요한 선거이다 보니 빨리 참여하고 출근하고 싶어서 투표소를 찾았다"며 "아무래도 달라졌으면 좋겠다는 변화의 바람이 크니까 대한민국을 새롭게 바꿀 수 있는 사람을 찍었다"고 말했다.

89세 시어머니를 모시고 강북구 우이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주부 이모(63)씨는 "어머님께서 꼭 투표에 참여하시고자 하는 마음이 크셔서 모시고 나왔다. 나이에 비해 정정하셔서 투표소 오르내리는 것이 아주 힘들지는 않았다"며 "국민을 하나로 아우르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우이동 투표소 투표관리관 이정희(56)씨는 "대선 사전투표가 처음이라 직접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꾸준히 투표장에 발걸음이 이어지는 것을 보니 (투표율이)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라고 예상했다.

대선 사전투표가 처음이다 보니 이른 아침에는 진행이 더딘 모습도 있었다. 전자식 본인확인기 사용 방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해 옆 사람 도움으로 기기를 운용하는 투표사무원도 눈에 띄었다.

지문 인식기가 지문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대신 서명을 하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com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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