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골 달성한 뒤 상의 벗는 '메시 세리머니' "특별하게 하고 싶었다"
(전주=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전북 현대 이동국(38)은 2017년을 의미 있는 한 해로 마감할 수 있게 됐다.
29일 전북이 제주를 꺾고 이번 시즌 우승을 확정하면서 2009년 처음 전북 유니폼을 입은 이후 5번째 팀 우승에 기여했다.
무엇보다 이날 득점하면서 K리그 개인 통산 처음 200골의 퍼즐을 맞췄다. 1998년 프로에 데뷔한 지 20시즌 만이다.
이동국은 그러나 이날 우승을 확정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해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고 기억했다.
그는 "올해에는 몸만 풀다가 나오지 못하고 벤치에 오래 앉아 있었던 적이 많아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초 부상으로 경기에 많이 못 나왔고, 출전 시간도 적었다"며 "개인적인 목표치에 안돼서 조급함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여름이 오기 전에 올해가 나의 마지막 시즌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하루에도 몇 번씩 그런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힘든 한해였다"며 "나한테 기회가 오면 보여주고 난 다음 여름 지나고 입장을 밝히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은퇴도 고려했음을 내비쳤다.
이동국은 "이후에 컨디션이 많이 올라오고, 골도 많이 넣어 팀 우승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은퇴 여부에 대해서는 "올해 은퇴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빨리 은퇴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면서도 "내년까지는 아직 긴 시간이다. 시즌이 끝난 후에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동국은 이날 200골을 터뜨린 후 자신의 상의 유니폼을 벗어 팬들을 향해 등번호를 보여주는 세리머니를 했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했던 세리머니다.
그는 "팬들의 열정적인 지지로 이 자리에 왔다. 팬들에게 내 이름을 다시 얘기해주고 싶었다. 팬들에게 감사해 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메시와 호날두가 할 때는 약간 건방져 보였다"고 웃으며 "골 넣었을 때 첫 기록이기 때문에 특별한 세리머니를 보여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동국은 "지난 강원 전에서 골을 못 넣은 뒤에 동료들이 홈에서 골 넣고 우승하면 베스트 시나리오라고 했는데, 실현하게 돼 기쁘다"고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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