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손 뗀 트럼프에 반기 든 미국인들…마크롱 품으로

입력 2017-12-12 21:18  

기후변화 손 뗀 트럼프에 반기 든 미국인들…마크롱 품으로
미국 과학자들 13명 프랑스 정부 지원으로 곧 연구 시작
파리 기후협정 2주년 회의에 슈워제네거,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등 대거 참석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후변화 리더십에서 손을 뗐지만, 미국의 기업가, 과학자, 정치인들이 정부가 빠진 빈자리를 채워가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 기후협정 체결 2주년 기념행사들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방문한 미국인들이 기후변화 문제 대처 의지를 다졌다.
'기후행동 100+'라는 투자기금 모임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와 유엔, 세계은행이 파리기후협정 2주년을 기념해 파리에서 개최한 '원 플래닛 서밋'에서 온실가스 배출기업들을 상대로 기후변화 대처를 압박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최대 공적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공단(CalPERS)이 포함된 이 그룹은 자신들이 투자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세계 100대 온실가스 배출기업들을 상대로 탄소배출량 감축과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기후행동 100+'는 세계 225개 투자기금이 모인 단체로 다루는 자금 규모만 26조 달러가 넘는다. CalPERS 관계자는 "주요 에너지·물류기업들에 파리 기후협정의 목표 준수를 압박하면 모든 분야로 기후변화 행동을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투자의 '돈줄'을 쥔 이 펀드들의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과학자들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다시 지구를 위대하게' 캠페인의 수혜를 입고 프랑스로 연구 터전을 옮긴다.
전날 마크롱 대통령은 사전행사에서 프랑스 정부의 기후변화 연구기금 수혜자 18명을 발표했는데 이 중 13명이 미국인 과학자다.
미국의 대기화학 전문가인 앨런 캔트렐 박사는 조만간 파리 교외의 크레테유 대학에서 5년간 프랑스 정부가 제공하는 75만 달러 가량(8억2천만원 상당)의 연구비를 받고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지구온난화 문제 전문가인 카밀 파메산 박사도 마찬가지다. 그는 프랑스 2 방송 인터뷰에서 "지난 20년간 해온 연구를 믿지 않고 부정하는 대통령을 심리적으로 견디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미국 대선 과정에서부터 트럼프와 대립해온 영화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전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다시 한 번 트럼프에 각을 세웠다.
그는 이날 "트럼프가 파리 기후협정에서 빠진 것은 중요하지 않다. 왜냐면 민간분야, 지방정부, 대학들이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걱정할 것 없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번 회의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배우 숀 펜 등 기후변화 문제에 목소리를 내온 다수의 미국 명사들이 참석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구온난화 문제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한 트럼프를 이번 회의에 아예 초청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대통령 대신 실무자급 외교관만 참석시켰다.
미국 정부가 빠지자 자신이 기후변화 문제의 '리더'임을 톡톡히 각인시키고 있는 마크롱은 전날 프랑스 정부의 연구기금 수혜 과학자를 발표하는 자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협정 탈퇴 결정을 한) 마음을 바꾸기 바란다"고 말했다.
파리기후협정은 범지구적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15년 12월 12일 파리에서 체결된 국제협약으로, 지구의 평균 기온을 산업화 이전 시기보다 2℃ 이상 낮추는 것을 목표로 당사국들의 온실가스 감축 일정을 명시했다.
체결 당시 195개국이 참여했지만, 미국 정부는 트럼프 집권 뒤 협정 내용이 미국에 불리하다며 지난 6월 탈퇴를 선언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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