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가는데 10여분…골든타임 잡아먹는 불법주차 차량

입력 2017-12-28 18:08  

1.3㎞ 가는데 10여분…골든타임 잡아먹는 불법주차 차량
소방차 사이렌 울려도 요지부동, 10m에 한 번씩 출동차량 주춤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불법주차 차량 때문에 10m마다 한 번씩 멈춰 서야 합니다. 1.3㎞ 가는데 10분이 더 걸렸는데 실제 화재가 발생했다고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28일 오후 4시께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일대.
식당과 주점 등 유흥가가 형성돼 야간 통행인구가 1만 명에 달하는 이곳은 평소에도 도로 갓길을 가득 메운 불법주차 차량 때문에 몸살을 앓는 곳이다.
이날 수원시와 경기도재난안전본부,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등은 다중이용시설이 밀집한 복합건물 화재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이곳에서 소방통로 확보 훈련을 했다.
지난 21일 29명의 희생자를 낳은 제천 화재사고 피해가 커진 원인 중 하나로 진입로를 가로막은 불법주차된 차들이 꼽힌 만큼 이번 훈련은 상가가 밀집한 1.3㎞ 구간 1차선 교행 도로를 최대한 신속하게 통과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훈련은 시작부터 난항이었다.
경찰 순찰 오토바이를 선두로 사이렌을 울리며 수원시청 옆 도로를 출발한 17대의 소방 출동차량은 채 30m를 가지 못하고 교차로에서 마주 오는 차량에 막혀 멈춰 섰다.
도로 한쪽을 차지한 불법주차 차량 때문에 교차 통행이 불가능해진 탓이었다.
교통정리에 나선 경찰이 마주 오는 차량을 정차시키고 교차로 통행을 막는 데에는 30초가량의 금쪽같은 시간이 허비됐다.



난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교차로 10여m 앞에는 차량 서너 대가 일정 간격을 두고 도로 좌·우측에 주차돼 출동차량들은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지그재그로 이 차량들을 아슬아슬 피해가야만 했다.
소방 차량이 오는데도 도로를 가로질러 무단횡단을 하는 행인도 적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주차 차량이 하도 많아 훈련이 불가능할 정도여서 사전에 불법주차 차량을 단속해 일부를 이동시켰는데도 신속한 출동이 어려웠다"라며 "운전자들이 좀 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인계동 내 주점을 운영하는 김모(37)씨는 "평일 낮이라 그나마 다행이지 주말 저녁에는 100m를 차로 가는데 30분 이상이 걸릴 정도로 정체가 심하다"라며 "실제로 큰불이 났는데 소방 차량 출동이 늦어질 거로 생각하면 그저 아찔하다"라고 불안감을 토로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이곳에서 수시로 단속을 벌이지만 주말 통행량이 하도 많아 불법 주정차를 완전히 근절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라며 "다음 달에도 소방통로확보훈련이 예정된 만큼 화재 발생 시 출동시간을 단축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st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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