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성인권·유럽통합 상징 시몬 베이 '팡테옹' 안장

입력 2018-07-01 22:31  

프랑스 여성인권·유럽통합 상징 시몬 베이 '팡테옹' 안장
빅토르 위고, 에밀 졸라, 퀴리 부인 묻힌 위인묘역에 안치
아우슈비츠 생존자…70년대 낙태 합법화 주도, 유럽통합 이끌어
마크롱 "베이의 정의로운 투쟁, 프랑스인 피에 영원히 흐를 것"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작년 6월 타계한 프랑스의 여성정치가 고(故) 시몬 베이가 1일(현지시간) 프랑스 국가 위인묘역에 안장됐다.
베이는 프랑스 대통령의 결정으로 국가적 영웅에게만 허락되는 '팡테옹'에 안장된 다섯 번째 여성으로 에밀 졸라, 빅토르 위고, 퀴리 부인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위인들과 나란히 영면하게 됐다.
베이는 이 날 오전 프랑스 정부의 주재로 파리 중심가의 팡테옹에 안장됐다.
팡테옹은 1758년에 루이 15세의 서원에 따라 파리 중심가에 건립된 신고전주의 양식의 성당으로 빅토르 위고, 볼테르, 루소, 에밀 졸라, 앙드레 말로, 퀴리 부인 등 프랑스를 빛낸 위인과 영웅 70여 명이 묻혀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30여 분에 걸쳐 낭독한 추도사에서 "언제나 정의롭고 우리에게 필요한 투쟁을 해준 시몬 베이를 프랑스는 사랑한다. 당신의 투쟁이 우리의 핏줄기에 영원히 흐를 것"이라고 애도했다.
작년 6월 30일 89세를 일기로 타계한 베이는 그동안 프랑스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존경받고 신뢰받는 여성으로 꼽힌 정치가였다.


1927년 남프랑스 니스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청소년 때이던 1944년 가족들과 함께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가 부모와 오빠를 모두 수용소에서 잃었다.
베이는 아우슈비츠와 베르겐-벨젠 수용소 등을 전전하다가 자유를 찾아 나서 겨우 살아서 파리로 돌아왔다. 나치의 극악무도한 박해를 피해 삶을 찾아가는 가시밭길 여정을 담은 그의 자서전 '삶'(Une vie)은 2007년 출간돼 프랑스에서 꾸준히 읽히는 스테디셀러다.
베이는 젊은 시절 법관으로 재직할 때 프랑스 교도소 수감자들의 인권 개선에 힘썼고,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대통령의 중도파 내각에서 보건장관으로 발탁된 뒤 1974년 낙태 합법화를 주도, 전 세계에서 '여권 진보'의 상징적 인물이 됐다.
유년 시절 나치의 대학살(홀로코스트)을 피해 생존한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의 평화 정착과 화해·통합에도 헌신한 그는 1979년부터 3년간 유럽의회의 초대 선출직 의장을 지냈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작년 베이가 별세한 지 일주일도 안 돼 이례적으로 베이와 그의 남편인 앙투안 베이(2013년 작고)를 함께 팡테옹에 안장하기로 하고, 장례를 국장(國葬)으로 엄수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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