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아동수당 지급수단 지역화폐→체크카드로 선회

입력 2018-07-26 16:13  

성남시, 아동수당 지급수단 지역화폐→체크카드로 선회
은수미, 지역주민 가맹점 부족 반발하자 대안 제시

(성남=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성남시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목표로 지역내 만 5세 이하 아동에게 주기로 한 아동수당의 지급방식을 지역화폐에서 체크카드(카드형 상품권)로 선회했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26일 오전 시청 한누리실에서 열린 아동수당 관련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은 시장의 이런 방침은 지역내 동네 자영업자들을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지역화폐 지급방식을 주장했다가 적잖은 반발에 부딪히자, 가맹점이 많아 편의성이 높은 '플라스틱 머니' 쪽으로 이동한 것이어서 원래 정책목표에서는 후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은 시장은 "지역화폐로 주는 아동수당 정책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는데 성남에서만 쓸 수 있는 카드로 지급하려고 한다. 체크카드와 기프트카드(충전식 선불카드) 형태가 있는데 내부적으로는 체크카드를 선호한다"며 "31일 (참여할 카드사) 공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시는 오는 9월 말 아동수당이 처음 지급되기 전까지 체크카드를 도입하려면 시일이 촉박하지만, 카드사들로부터 가능하다는 의견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은 시장은 카드로 주면 그동안 지적받은 종이 상품권 지급에 따른 불편 사항 몇 가지가 해결된다고 설명했다.
주민센터로 가서 종이 상품권을 받아가지 않아도 돼 배송 상의 불편이 사라지고, 일부 제한 업종을 제외하고 카드를 쓸 수 있는 성남지역 모든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게 돼 가맹점포가 적어 용처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해결된다는 것이다.
은 시장은 "지금은 가맹점 확대보다 어느 업종을 제한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카드 사용으로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려면 점포에서 번 돈이 본사로 쏠리는 대기업과 연계된 쇼핑몰·편의점·프랜차이즈에서는 쓸 수 없게 해야 한다.
또 아동수당 지급 취지와 맞지 않는 유흥업소 등도 제한업종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성남지역 카드 가맹점은 4만5천개 이상으로 시는 추산했다. 성남사랑상품권 가맹점은 7천400여 곳이다.
시는 우선 '아동수당 플러스 카드' 정책을 9월부터 몇 달간 시행해보고 추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대기업 프랜차이즈 점포도 선별해 가맹점으로 확대하는 식으로 아동수당 운영계획을 설계하고 있다.
시 정책이 안정되면 2단계로 내년에 전통시장과 연계한 모바일 앱 기반의 온라인 유통망을 구축해 시장 구매배달 서비스 도입과 아동수당 지급 연령대와 규모를 0∼12세, 15만원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아동복지·기본소득 전문가, 지역상인 등 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시가 추진하는 '아동수당 플러스' 정책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아동복지 전문가인 안재진 가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의 아동수당 정책은 보편성과 대상 범위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성남시가 소득에 상관없이 모든 아동에게 아동수당을 지급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금수저 아이도 우리 사회가, 국가가 책임져야 할 아이"라고 말했다.
그는 "체크카드 방식 지급은 사용 편의성을 확대하는 것이어서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다만 준비 기간이 짧아 우려되는데 이 정책이 성공하려면 초기에 시스템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대 목소리도 나왔다.
두 아이의 아빠라고 소개한 한 시민은 "(아동수당과 연계한) 상품권 지급은 헌법이 보장한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지역경제 살리겠다는 취지는 알겠는데 그렇다고 시가 개인 희생을 강요해도 되느냐"고 따졌다.
아이가 셋이라 33만원 가량 아동수당을 받게 된다는 한 엄마는 "카드로 지급하면 그 돈을 안 쓰고 놔두면 저금할 수 있는지. 또 개인의 선택권을 존중한다면 현금이나 카드 지급방식 중에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은 시장은 "저금하면 소비가 안 된다. 당장은 아니지만, 인출이 가능하도록 설계할 생각"이라며 "그러나 지급방식 두 개를 놓고 선택하게 하면 현금을 선호해서 카드는 도입 자체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선택하게 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시는 지난 24∼25일 가진 어린이집·유치원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한 데 이어 이날 토론회 등을 통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다음 달 '아동수당 플러스' 조례안을 시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조례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9월 지급하는 아동수당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시가 인센티브(1만원)를 포함해 11만원 상당의 지역화폐(지역점포 전용 체크카드)로 지역의 모든 대상 연령 아동(4만3천여명)에게 아동수당으로 지급하면 연간 516억원이 골목시장에 풀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gaonnu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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