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보우소나루 '칠레 중시' 발언에 아르헨티나 '심기 불편'

입력 2018-10-31 01:34  

브라질 보우소나루 '칠레 중시' 발언에 아르헨티나 '심기 불편'
재무장관 내정자 "아르헨티나는 새 정부 최우선 관심 대상 아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의 새 대통령으로 선출된 자이르 보우소나루 당선인 진영에서 칠레를 중시하겠다는 발언이 잇달아 나오면서 아르헨티나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남미 양대국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경쟁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두 나라에서 대선이 끝나면 당선인이 가장 먼저 방문하는 게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첫 방문국으로 칠레를 선택하면서 아르헨티나로서는 체면을 구긴 셈이 됐다고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우소나루 정부에서 국정을 총괄하는 정무장관을 맡을 예정된 오닉스 로렌조니 연방하원의원은 전날 "칠레·미국·이스라엘 방문이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첫 외교 일정이 될 것"고 밝혔다.
특히 그는 "칠레는 지난 20년간 국민소득과 교육, 과학기술, 무역 등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라면서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칠레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 정부에서 경제 수장을 맡을 파울루 게지스 장관 내정자는 한술 더 떴다. 그는 지난 28일 대선 결선투표가 끝난 후 언론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나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의 최대 통상 협력국이고,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의 3위 수출 대상국이라는 점에서 보우소나루 당선인과 게지스 내정자의 발언은 아르헨티나에 다소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두 나라가 모두 경제위기를 겪는 상황에서도 올해 1∼9월에 브라질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41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브라질 전체 수출에서 아르헨티나가 차지하는 비중은 6.83%였다.
중국에 대한 수출이 1차 산품에 집중되고, 미국과의 무역에서는 5억5천5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아르헨티나에 대한 수출이 자동차 등 제조업 제품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아르헨티나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두 나라가 메르코수르 운영방식의 변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해지면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아르헨티나를 소홀하게 대해서는 안 된다고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그러나 메르코수르 전문가인 경제학자 마르셀루 엘리존두는 "기존의 균형 상태가 깨지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어쩌면 아르헨티나도 반기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최근 수년간에 걸쳐 브라질에서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과 경제침체 등 혼란이 계속되면서 아르헨티나도 외부에서 새로운 협력자를 찾고 있었다는 것이다.



보우소나루 당선인과 게지스 장관 내정자의 발언에 대해 아르헨티나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다음달 30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보우소나루 당선인을 초청했으며, 두 사람은 브라질-아르헨티나 관계와 메르코수르 문제에 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 파라과이 대통령 등과 '우파 동맹' 결성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중남미 양대 경제블록인 메르코수르와 태평양동맹(PA)의 관계와 위상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남미 국가들이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메르코수르는 1991년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4개국으로 출범한 관세동맹으로 2012년 베네수엘라가 추가로 가입했지만 대외 무역협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태평양동맹은 2012년 6월 멕시코, 페루, 콜롬비아, 칠레 등 중남미 4개국이 출범시킨 경제동맹이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