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관국경국 "치약·비누 안 모자라…기부받을지는 추후검토"

입력 2019-06-27 03:18  

美 세관국경국 "치약·비누 안 모자라…기부받을지는 추후검토"
2~3주 샤워 못하는 아동 처우 지적에도 "생필품 있다" 강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남쪽 국경 구금시설에 수용된 이민자 아동들이 치약·비누 등 생필품 부족으로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생필품이 모자라지 않다고 강변했다.
26일(현지시간) 미 NBC방송에 따르면 CBP의 한 관리는 아이들에게 기부 물품을 보내겠다는 제의를 외면하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덧붙이고 싶은 건 우리는 현재 그런 물자가 모자라는 상태가 아니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미 텍사스주 국경지역인 클린트의 아동 구금시설에서 치약·비누와 물이 없어 아이들이 2~3주간 샤워도 하지 못한 채 땟국이 줄줄 흐르는 옷을 입고 생활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미국 내 여러 단체에서는 아이들에게 보내달라며 치약, 비누, 물휴지, 기저귀 등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CBP 관리는 이에 대해 "어떤 생필품이 필요한지 재고 조사를 하고 있다"면서 "향후 법률자문역에게 기부를 받을 수 있는지 법적 자문을 받아보겠다"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생필품 조달을 위해 운영자금을 사용하고 있으며, 현재 주요 생필품은 사용 가능한 상태이고 그동안에도 계속 그랬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클린트에 있는 아동 수용시설을 방문하고 돌아온 컬럼비아 로스쿨 이민자 권리 클리닉의 엘로라 머커지 변호사는 "여태껏 이렇게 소름 끼치도록 끔찍한 상황을 본 적이 없다"면서 아이들이 기초 생필품 부족으로 비인도적 처우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2008년 탈레반에 납치돼 7개월간 갇혀 지낸 데이비드 로드 전 뉴욕타임스 기자는 트위터에 "탈레반도 최소한 내게 치약과 비누를 줬다"면서 미 국경지대 수용시설의 아동 처우가 탈레반 포로보다도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2년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던 언론인 마이클 스콧 무어도 이민자 아동들의 처지가 "소말리아에서의 내 경험보다도 못하다. 그때도 최소 하루 한 번의 샤워는 허용됐다"라고 비판했다.
CBP는 클린트 구금시설의 위생상태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수용된 350여 명의 아이들을 보건복지부가 관리하는 수용시설로 옮기려 했으나, 해당 시설도 이미 포화 상태여서 100여 명은 다시 클린트로 되돌아왔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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