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아프다" 전세계서 출근·등교 거르고 '기후 파업'

입력 2019-09-20 16:23  

"지구가 아프다" 전세계서 출근·등교 거르고 '기후 파업'
23일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 앞두고 호주서 시작…150여개국 릴레이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를 사흘 앞두고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과감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20일(현지시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이날 호주와 남태평양 섬나라 솔로몬제도 등에서 시작된 '기후 파업'(climate strike)은 시차를 두고 아시아와 유럽을 거쳐 미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150여개 나라로 이어진다.


A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호주에서는 최대도시 시드니, 수도 캔버라는 물론 오지인 앨리스 스프링스 등 110개 도시에서 수 만명의 학생과 직장인이 학교나 회사에 가지 않고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행동에 나섰다" 등의 문구가 적힌 푯말을 들고 세계 최대의 석탄, 액화 천연가스 수출국인 호주 정부와 기업체에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촉구했다.
퍼스에서 파업에 참여한 시오반 숫톤(15)은 수학 시험을 거르고 파업에 동참했다며 "정당한 결석으로 인정받을 만한 사유가 아니기 때문에 시험을 치지 않으면 0점을 받겠지만, 낙제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우리는 아프지 않지만, 우리가 사는 지구는 아프다. 그것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주에서는 지난 5월 총선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5%까지 감축하겠다고 약속한 중도좌파 야당이 패하고, 같은 기간 온실가스를 26∼28% 줄이겠다는 좀 더 온건한 공약을 내건 스콧 모리슨 총리의 보수 정당이 깜짝 승리했다.


20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는 모리슨 총리는 뉴욕 기후행동 정상회의에는 불참하기로 결정해 비판을 받고 있다.
마티아스 콜먼 재무장관도 앞서 19일 "호주 학생들은 교실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등 호주 정부는 학생들이 수업을 빼먹고 이번 시위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수면 상승으로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남태평양 국가 솔로몬 제도에서는 어린이들이 시위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풀잎으로 짠 전통 치마에 나무 방패를 든 채 해안가에 도열해 해수면 상승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이 행동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태국에서는 청년 200여 명이 환경부 청사 바닥에 드러누워 죽은 척하는 방식으로 시위를 펼쳤다.
이번 시위를 조직한 만티차 오차오엔차이(21)는 "기후 변화를 지금 당장 막지 않으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독일에서는 이날 약 400개의 기후 변화 대응 집회가 진행되고, 미국에서는 800개가 넘는 시위가 열린다.
뉴욕에서는 기후 변화 문제를 공론화해 지구촌의 '환경 지킴이'로 떠오른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가 유엔본부 앞에서 시위를 주도할 예정이다.
툰베리는 지난해 8월 학교에 가는 대신 스웨덴 국회 앞에서 기후 위기를 경고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주인공이다.
다만,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에서는 시위가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중국 기후행동청년네트워크의 관계자는 "중국 젊은이들은 (기후 변화에 맞서기 위한)우리만의 방법을 갖고 있다"며 기후 변화에 나름대로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23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참석해 기후변화에 따른 글로벌 위기의 해결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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