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의 러시아스캔들 수사 정당"…트럼프 주장과 다른 감찰결과(종합)

입력 2019-12-10 11:37  

"FBI의 러시아스캔들 수사 정당"…트럼프 주장과 다른 감찰결과(종합)
AP "트럼프 '마녀사냥' 주장 약화"…감청영장 서류 등에선 오류 발견
"큰 이야기 될 것" 주장한 트럼프 머쓱…법무장관은 보고서 결론에 이견
'트럼프 X파일' 작성한 전직 英스파이와 이방카, 오래 전부터 친분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윤고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16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유착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는 정당했으며 정치적 편향은 없었다는 감찰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감청영장 신청 등 수사과정에서 혐의를 더 짙게 하기 위한 조처로 보이는 일부 오류가 발견됐다.
이번 감찰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행정부가 자신을 떨어뜨리기 위해 수사에 나선 의혹을 제기하며 경위 조사를 지시한 데 따른 결과다. 수사의 일부 절차적 잘못을 지적하면서도 정당성 자체는 인정한 것으로, 트럼프의 기대와는 차이가 있다.
9일(현지시간) AP와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클 호로위츠 법무부 감찰관은 FBI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경위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434쪽 분량 보고서에서 트럼프 캠프 외교정책고문 카터 페이지에 대한 감청은 정당했고 수사의 정치적 편향에 대한 문서나 진술 증거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FBI가 페이지 감시를 위해 법원 승인을 요청할 법적 목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감청영장을 발부받기 위해 법원에 제출한 신청서와 후속 서류에서 17건의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오류와 누락"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호로위츠는 FBI가 트럼프 캠프 구성원을 상대로 비밀정보원이나 여타 수사기법을 썼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FBI가 캠프 내에 정보원을 배치하거나 수사 개시 후 정보원에게 선거운동에 관해 보고하라고 지시한 증거도 없었다.
당시 FBI 지휘부는 러시아의 대선 개입 조사에 초점을 맞췄다고 호로위츠는 밝혔다.
이런 결론은 감찰 보고서에 기대감을 표명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는 큰 차이가 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감찰관 보고서가 내일 나온다. 그것은 큰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AP는 "트럼프는 이전에 호로위츠의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지만 더럼의 보고서가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법무부 감찰과 별도로 존 더럼 코네티컷주 연방검사장도 수사 과정에 대해 조사 중이다. 외신들은 이번 결과가 수사의 정당성을 인정했다면서도 모호한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AP는 "조사 결과는 러시아 수사가 '마녀사냥'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약화시켰다"고 평했다. 다만 트럼프나 FBI 어느 쪽도 명백히 지지한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도 조사 결과가 수사의 정당성 논쟁을 벌여온 트럼프 지지자와 민주당 모두에 공세의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를 둘러싼 내부 이견도 노출됐다.
조사를 지휘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보고서는 FBI가 가장 옅은 의혹들을 토대로 대선 캠프에 대한 침해적인(intrusive) 조사에 착수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 정당성을 인정한 감찰 결론과 다른 뉘앙스의 성명과 관련, 블룸버그는 "바 장관은 보고서의 주요 결론을 거부했다"고 평했다.
더럼 검사장도 성명을 내고 "우리는 보고서의 일부 결론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감찰관에게 조언했다"고 이견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 스캔들'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스틸 전직 영국 정보기관 MI6 요원과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중 한 명이 과거 교류해온 사실이 함께 드러났다. 스틸과 친분을 맺은 대통령 가족은 장녀 이방카라고 ABC 방송이 보도했다.
스틸은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유착 의혹을 담은 '트럼프 X파일' 작성자로 알려졌다. 2016년에 나온 '트럼프 X파일'은 2018년 FBI 및 특검 수사의 실마리가 됐다.
ABC에 따르면 스틸과 이방카는 2016년 대선에 앞서 9년 전인 2007년 저녁식사 자리에서 만났으며, 향후 함께 일할 가능성을 계속 타진해왔다. 2010년 스틸이 MI6를 나와 정보회사 오르비를 차린 이후에도 둘은 이메일을 교환하거나 뉴욕의 트럼프 타워 인근에서 만나는 등 교류했다.
이방카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부동산개발회사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의 부사장을 맡고 있다. 이방카와 스틸은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의 해외 진출과 관련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틸은 감찰관에게 "트럼프 가족 일원과 트럼프 타워에서 만났고 수년간 친하게 지냈다"고 밝혔다. 다만 보고서에는 '트럼프 가족 일원'이 누구인지는 적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가족 누구도 지금껏 스틸과 과거 교류했다는 사실을 밝힌 적이 없다.
ABC는 "지금까지 트럼프 측은 스틸이 정치적으로 편향돼 처음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트럼프 X파일'을 작성했다고 주장해왔다"며 "스틸은 감찰관과의 면담에서 자신이 이방카에 편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근거로 이방카와 과거 우호적인 관계였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전했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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