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장비는 전략물자"…프랑스 역주행하다 큰코 다쳤다

입력 2020-05-18 11:38  

"의료장비는 전략물자"…프랑스 역주행하다 큰코 다쳤다
비축 않고 중국 등 수입에 의존하다 코로나19 의료대란
"탈공업화 따른 국내업체 도산에 팬데믹 안전불감증도 한몫"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프랑스가 과거 비용 등을 이유로 마스크 등 의료물자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대신 중국 등에서 수입하기로 하면서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에 '무방비' 상태로 놓이게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프랑스 마스크 비축량은 2009년 17억장에서 올해 3월 1억5천만장으로 떨어졌다.
신문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3월 '코로나19와 전쟁'을 선포하면서 방역 최전선의 의료노동자에게 '도구와 방어구'를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실상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다고 비판했다.
프랑스에서 마스크가 부족해진 이유는 정부가 예산 등을 이유로 지난 십년간 마스크를 사실상 비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그러면서 프랑스 마스크 생산업체들은 도산했고 제약업계는 해외로 떠났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장관은 지난 3월 의회에서 "중국 등의 마스크 공장이 매우 빨리 가동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에 (마스크를) 대량으로 비축해둘 필요가 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기대와 달리 세계 최대 마스크 생산국인 중국은 코로나19가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산하자 주문을 따라잡지 못했다. 최대 의약품 수출국인 인도는 공급부족 우려에 의약품 수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프랑스에서 마스크만 부족한 것이 아니다. 면봉과 진단시약이 부족해 대규모 검사를 시행하지 못하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프랑스가 코로나19 앞에 무방비로 놓이게 된 것이 "제조업 공동화의 결과"라고 진단한다.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인 프랑스 경제학자 필리프 아기옹은 "프랑스는 2000년대 지나치게 탈공업화됐고 그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다"고 NYT에 말했다.
프랑스도 의료물자 비축 필요성이나 팬데믹의 위험성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
프랑스 보건부는 2005년 프랑스 최대 마스크 생산업체인 '바쿠우달로즈'와 연간 1억8천만장의 마스크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프랑스 정부는 2008년 발간한 국방 및 국가안보와 관련한 백서에서 팬데믹을 테러리즘과 사이버전, 탄도미사일에 이어 4번째 잠재적인 위협에 놓았다.
그러나 이후 많은 정치인이 마스크와 의약품을 비축하는 정책이 낭비라고 비판했고 결국 2013년 프랑스 안보당국은 마스크 비축의 중요성을 덜 강조하는 새 팬데믹 대응 지침을 내놨다.
아울러 프랑스 정부는 비용 절감을 위해 국내업체는 소화하기 어렵고 중국업체들만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마스크를 대량주문하기로 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현재 17만9천693명이며 사망자는 2만8천111명이다.

jylee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